드라마 속 PPL광고의 효과가 적으면 광고대금을 안 줘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PPL(Product Placement)광고는 드라마나 영화 등에 특정 기업의 제품 또는 이미지를 노출시키는 간접광고로, 우리나라 방송심의 규정은 원칙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으나 실제 적지않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PPL광고를 둘러싼 방송사와 광고주들의 분쟁이 잇따르고, 방송사들의 PPL광고 전면 허용 요구와 이에 대한 논란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박정헌 부장판사)는 지난해 방영된 SBS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외주제작을 맡았던 JS픽쳐스가 “PPL광고 및 자막광고 대금 4억1,000여만원을 갚으라”며 게임업체 위버인터랙티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4일 “PPL광고를 제외한 자막광고 대금 8,200만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드라마에서 피고 회사의 이미지와 게임 관련 사항이 단편적으로 노출되긴 했지만 드라마의 중심축을 형성하지 못한 점, 노출시간 및 빈도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PPL광고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PPL광고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위버인터랙티브는 지난해 2월 드라마 10회분부터 24회분까지 회사 이미지와 게임을 노출시키고 예고방송 및 본ㆍ재방송 때 총 98회 자막광고를 하는 조건으로 5억원을 지급하기로 JS픽쳐스와 계약을 체결했으나, PPL광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드라마가 방영 중이던 같은 해 5월 JS픽쳐스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편 한국방송협회(회장 정연주 KBS 사장)는 지난 달 “방송사의 경영수지 악화가 콘텐츠 산업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며 PPL광고를 금지한 방송심의 규정(47조)을 완화해 주도록 방송위원회 등에 건의했다.
그러나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PPL광고가 전면 허용될 경우 시청자의 시청 흐름을 방해할 뿐 아니라 방송에 대한 광고주의 영향력이 커져 프로그램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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