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의 초중량급인 백두장사 경기가 열린 2일 김천실내체육관. 대회를 주관한 한국씨름연맹 등 씨름인들의 얼굴이 상기됐다. 프로의 양대축인 신창건설이 연맹의 단장징계를 이유로 대회를 보이콧하고 김재기 연맹총재대행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8,000여명에 달하는 씨름팬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웠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실업팀 선수들의 잇딴 모래판 반란은 흥미를 배가시켜 프로와 아마를 아우른 민속씨름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경량급인 금강급에서 아마가 장사타이틀을 땄고 한라, 백두급 등 중량급에서도 아마에 혼이 난 프로 장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프로의 독무대로 여겨지던 백두급에서는 천하장사와 백두장사를 30차례 석권한 이태현(현대삼호중공업)은 16강전에서 정하균(성남시청)의 되치기에 당해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백두급 결승에 나선 아마의 온형준(공주시청)도 프로와 대등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한라장사에 오른 김용대는 “한수 아래로 생각했는데 경기운영능력만 다소 차이가 날 뿐 기술이나 체력은 프로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프로에 입단한 최병두(현대삼호중공업)는 백두급 결승(3판다승제)에서 아마돌풍을 노리던 온형준(공주시청)을 맞아 기습적인 밭다리로 첫째판을 따내고, 둘째판 에서 2분 제한시간초과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1승1무로 꺾고 생애 첫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김천=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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