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방곡곡의 땅값이 요동치고 있다. 수도권 176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계획이 확정된 후 이 기관들의 이전이 예상되는 지역과 새로 개발될 혁신도시 후보지 등이 진앙지다.
주택공사를 비롯한 12개 기관이 옮겨가는 경남에서는 시ㆍ군마다 ‘주공 유치’ 소문이 돌며 땅값이 2~3배씩 뛰고 있다. 진주시가 주공 유치를 위해 판문동 일대 부지 5만여평을 제공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평당 15만~20만원 하던 이곳 땅값이 최근 30만원까지 오르고, 매물도 사라지고 있다.
사천시가 남동발전과 국방품질연구소 유치를 선언한 이후 향촌동과 사남면 땅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또 함양군이 주공 유치 부지로 제공키로 한 함양읍 신간리 일대 땅값도 종전 평당 8만~10만원선이던 가격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각종 개발계획으로 땅값이 폭등한 대구ㆍ경북 지역은 가스공사와 도로공사 등의 이전 계획이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고속철 김천역사와 역세권 개발이 예정된 경북 구미시 농소면, 남면 일대는 2년전 평당 10만원에 불과하던 땅값이 최근 5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구미시 4공단 단지내 택지는 평당 50만원짜리가 3년새 300만원으로 뛰었다. 대구 지역에서는 혁신도시 후보지인 달성군 현풍면 일대가 최근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거래는 거의 없지만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주ㆍ전남에서 17개 공공기관이 들어설 공동혁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전남 장성, 담양 지역은 그새 땅값이 두배 가까이 뛰었다. 광주 광산구와 인접한 장성군 진원면 용산리와 학림리, 남면 삼태리 지역은 평당 5만~7만원 하던 논이 10만~15만원으로 올랐다.
이들 지역도 대부분 호가만 형성돼 있고 매물은 자취를 감춘 채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호가 상승세가 포착되면서 주변 땅값과 아파트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전북도내 혁신도시 후보지인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의 땅값도 지난 주말부터 평당 8만원에서 10만원 이상으로 올랐고, 전주시 덕진구 성덕동 번영로 주변은 최고 20만원까지 급등했다.
충북 충주에서는 기업도시 예정지인 주덕읍을 중심으로 지난해에 비해 논밭과 임야 가격이 2~3배 가까이 폭등했지만 그마저 매물도 없다.
아파트 건설업을 하는 임모(40)씨는 “아파트를 지으려고 몇 달 동안 토지주들을 설득했는데 최근 땅값이 뛰자 번복하기 일쑤인데다 약속한 금액보다 5배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강원도내 기업도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원주, 춘천도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특히 공단 위치나 분양 안내도 등 확실치 않은 개발계획이 유포돼 지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 관계자는 “외지인들이 최근 태장동과 흥업면 일대 땅을 평당 3만∼5만원에 사들인 뒤 35만∼45만원대에 매각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토지 경매도 과열 양상이다. 원주 지정면의 밭 경매에서는 감정가(1,558만원)의 4배 가까운 5,788만원에 대상물건이 낙찰됐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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