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펀드 설정액이 40조원 이상 늘었는데도 자산운용사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일까지 2004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자산운용사 중 운용 설정액 상위 20개사의 순이익 합산액은 91억6,000만원으로 전년의 566억2,000만원에 비해 83.9%나 급감했다.
순이익 규모가 늘어난 운용사는 대한투신운용 한국투신운용 미래에셋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우리투신운용 농협CA투신운용 태광투신운용 등 7개사로 전체의 35%에 불과했고, 나머지 13개 운용사는 순이익이 줄었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폭이 가장 컸던 푸르덴셜자산운용의 경우 법인세 비용이 231억원에 달하는 등 일부 운용사의 경우 개별적인 사유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또 동양투신운용 PCA투신운용 아이투신운용 등 3개사는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4월 초 약 160조원에서 회계연도 말인 올해 3월 말 193조142억원으로 20%(32조2,780억원)나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운용자산 규모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한 근본 원인에 대해 운용사 난립 속에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수익성 높은 대형 공모펀드가 없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연기금 등 대형 고객의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운용보수를 지나치게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계열 판매사가 없는 운용사의 경우 판매채널 확보를 위해 증권사 은행 등 판매회사가 갖는 보수를 높이고 자산운용사 몫인 운용 보수를 낮추고 있어, 수탁액이 늘어나도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살아 남으려면 수수료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대형화를 꾀하거나 부동산 펀드 등 특정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