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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마른 수건도 더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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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마른 수건도 더 짜자"

입력
2005.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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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에다 고유가 행진과 환율하락 등 대외 여건마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각 기업들이 올 하반기에도 ‘자린고비 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각종 원가절감과 경비 감축은 물론이고 체질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초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원들이 해외 출장 시 단거리는 이코노미클래스를 이용하고 가능한 한 화상회의로 출장을 대신하는 방안을 권고하는 등 경비를 10% 절감하기로 결정했다.

또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7월 CEO 메시지’에서 “비상경영 상황이 장기화하고 ‘초비상 경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극복 노력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하반기 들어 경영환경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체질의 획기적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비상경영을 일시적 긴축경영 정도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담금질하고 체질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 부회장은 하반기에도 현장경영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SDI도 최근 직원들이 이 메일의 한계용량을 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서버 관리업체에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줄이는 ‘이메일 다이어트’ 캠페인을 시작했다. 기아자동차는 연초부터 실시하고 있는 30% 비용절감 등의 비상경영 방안에 따라 간부들에게 지급하던 유류비를 30% 줄이고 1회용 종이컵 대신 머그잔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올 상반기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던 삼성전자도 하반기 실적이 기대만큼 좋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비용 절감을 위해 전기절약 등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우조선해양은 원자재와 에너지, 사무용품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절약을 일상화하기로 했으며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22% 정도 줄어든 50억 달러 규모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총체적인 원가절감 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LG화학은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남보다 먼저 출시할 수 있도록 수주에서 출하까지의 리드타임(Leadtime)을 줄이고 신제품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등 스피드경영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고유가 등 전반적인 경영여건 악화로 수출기업마저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마른 수건이라도 쥐어 짜는 심정으로 재계가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난관을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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