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이상하다. 예년과 달리 전국에서 동시에 시작돼 초반부터 국지성 집중호우를 퍼붓는가 하면 멀쩡한 주택의 지붕을 날려버리는 태풍급 강풍까지 동반하고 있다.
이번 장마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제주를 지나고 남부지방을 거쳐 점차 북상하는 전형적인 패턴을 벗어나 지난달 26일 전국이 동시에 장마 영향권에 들었다. 평년 제주의 장마 시작일은 6월19일, 남부지방은 6월22~23일, 중부지방은 6월23~24일인 것과 비교하면 특징적이다.
지난달 26~27일 내린 첫 장맛비 역시 이례적으로 강수량이 많았다. 경기 양평군 양동면에서는 37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1개월 가량인 장마 기간 내릴 모든 비가 이틀 동안 쏟아진 셈이다. 지난달 30일 밤부터 7월1일 오전 사이에도 경기 남양주시에 187㎜를 비롯해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 곳곳에 1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비의 양이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며 국지성ㆍ게릴라성으로 퍼붓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통상 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는 장마가 끝난 이후인 8월에 많이 발생한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2일 새벽 전북 장수군 천천면 송탄리 송탄마을에 강한 비를 동반한 강풍이 몰아쳐 20여 채의 주택 지붕이 날아갔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장마의 특징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 하남지방에서 동진하는 저기압과 합쳐지면서 예년과 달리 시작과 동시에 위로 치고 올라와 많은 비를 뿌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주말인 2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려 주택ㆍ농지 침수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장마전선은 3일 밤 대부분 지역에서 소강상태에 들어갔으며 4일에는 전국에 한두 차례 비를 뿌리다 중부지방은 오전에 개겠다. 그러나 6일 남부를 중심으로 다시 많은 비가 내리겠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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