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c(환상적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영국 런던의 위성도시 킹스턴의 라치미어(Latchmere)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한국에서나 볼 수 있는 사물놀이 한마당과 태권도 시범이 펼쳐졌다.
트라팔가 해전 승전 200주년 기념 국제 관함식에 참가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하고 있는 해군순항훈련함대가 3년 전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고 윤영하(당시 28) 소령이 다녔던 이 학교에서 추모공연을 한 것.
이날 해군순항훈련함대 합동공연팀은 사물놀이 외에도 군악대 연주, 의장대 시범, 성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라치미어 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 학무모, 지역주민, 교민 등 100여명 앞에서 펼쳤다. 특히 태권도 시범과 의장대의 공연이 영국 어린이들의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라치미어 초등학교는 2002년 6월 참수리 357호를 지휘하며 연평도 근해를 경계하다 북한 경비정의 공격으로 전사한 윤 소령이 1983년 사업가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에 온 직후 3년간 다닌 학교다.
윤 소령은 해군사관학교 입학 후 자기소개서에서 “힘든 외국생활이었지만 급우들로부터 따뜻한 정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 사실을 안 최윤희 해군순항훈련함대 사령관이 추모공연을 라치미어 초등학교에 제안했고 학교 측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해군순항훈련함대 관계자는 “라치미어 초등학교는 고 윤 소령이 영국에 간 뒤 처음 다녔던 학교이고 킹스턴은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다”며 “고인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에서 넋을 추모하고 양국의 우정을 돈독하게 하는 차원에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라치미어 초등학교 알 자와드 교장은 “20여년 전 우리 학교를 다녔던 학생이 나라를 위해 전사했다는 것, 또 그것을 알고 한국 해군이 이곳을 찾은 것 모두가 너무 놀라웠다”며 “영원히 윤 소령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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