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회사를 부도업체로 만들어 놓아 진짜 망하게 생겼습니다.”
충남 천안에서 전문건설업을 하는 이태희(50)씨는 최근 금융결제원의 실수로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다. 금융결제원이 업무 착오로 자신이 운영하는 천일건설㈜이 부도났다고 신문공고를 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 천안지부는 지난 5월24일 전산처리 실수로 이씨가 정상결제한 어음을 부도어음으로 처리했다. 이후 전국 금융기관에 당좌거래정지자로 통보한 뒤 일간신문에 당좌거래정지자로 공고했다. 이씨에게는 전혀 터무니없는 날벼락이었다.
이씨의 항의를 받은 금융결제원은 다음날 이를 정정, 정상적인 기업임을 각 금융기관에 통보했으나 한번 퍼진 부도소문은 회사의 존립을 흔들어 놓았다.
이씨의 회사는 부도업체로 낙인이 찍혀 거래처가 끊기고 잘못된 공고 이후 공사 수주를 한건도 못해 도산위기에 놓였다. 부도소문에 이 회사와 거래하던 업체들이 공사를 주지않거나 중장비 업체들은 현금결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존 거래처에서는 결제일을 앞당겨 달라고 성화다. 멀쩡한 기업이 하루 아침에 망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씨는 “신문에 당좌거래정지자로 공고된 이후 지금까지도 일부 신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부도난 회사로 올려져 있다”며 “워낙 피해가 커 금융결제원에 손해배상청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이무홍 천안지부장은 “단순한 전산처리 실수로 본의 아니게 해당기업에 큰 피해를 주게 됐다”며 “원만하게 합의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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