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정부의 북핵 분야 전문가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물론 정동영 통일, 반기문 외교장관과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 최고위 라인이 큰 틀을 조율한다면 이들은 각 부처에서 6자회담 협상과 대북 중대 제안 등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눈에 띄지 않게 준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 북한의 회담 복귀를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춰 작업을 진행했지만, 지금은 재개될 회담을 실질적으로 진전키는 쪽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분위기를 가장 많이 타는 곳은 역시 외교부.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와 차석대표인 조태용 북핵 외교기획단장, 장호진 기획단 심의관 등은 최근 언론 노출을 피한 채 회담 준비에 몰입하고 있다.
외교부 내 대표적 협상전문가인 송 차관보는 올 1월 수석대표에 임명됐을 때 대미 조율에 있어서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통인데다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는 막역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같은 시기 폴란드 대사를 역임하면서 허물없는 친구가 됐다고 한다.
지난해 2월 2차 6자회담부터 차석 대표를 맡았던 조태용 단장은 우리측 협상안을 실제로 작성하는 주역 중 한명이다. 1주일에 한번씩 NSC 주재 관련부처 회의에 참석하는 조 단장은 3차 6자회담에서 나온 한국 안, 미국 안, 북한 안 등을 바탕으로 중대 제안의 골격을 입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러시아통인 장호진 심의관은 북핵 기획단의 실무 현안을 꼼꼼히 챙기면서 송 차관보 등을 보좌하고 있다.
통일부에선 이봉조 차관을 중심으로 이관세 통일정책실장, 박찬봉 정책심의관 등이 북핵 문제를 다룬다. 대북 정책통인 박 심의관은 6자회담 정부 대표단에도 포함돼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제안과 관련해선 김천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의 역할이 관심을 끈다.
김 국장은 직접 핵 문제를 다루지는 않지만, 대북 경제협력분야를 총괄하면서 실효성 있는 중대제안의 내용을 마련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임동원 당시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의 평양 특사 방문에 수행원으로 동행했고, 남북회담사무국 회담운영부장으로 2년여 동안 남북회담을 총괄 지원하는 등 촉망 받는 대북문제 전문 관료다.
NSC에서는 윤병세 정책조정실장과 서주석 전략기획실장, 박선원 국장 등이 눈에 띈다. 윤 실장은 북미국 심의관,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등을 거친 미국 통 외교관이고, 서 실장은 학자 출신의 안보분야 전문가다. 박 국장은 6자회담 정부 대표단 일원으로 북핵 관련 6자 실무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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