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들이 통합교과형 논술을 강화하는 내용의 2008학년도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밝히면서 ‘본고사 부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른바 3불(不) 정책을 고수하면서 “본고사는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본고사와 논술고사를 구분하는 기준이 현재로서는 명확치 않다.
현재 일부 대학들이 채택하고 있는 수리논술 등도 국ㆍ영ㆍ수 위주의 지필고사인 과거의 본고사 형태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교육부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논술을 제외한 지필고사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술형 지필고사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주어진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완결된 형태로 서술하는’ 전통적 논술에서 벗어나 영어 수학 등 개별 교과지식을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실제 고려대 중앙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수리논술은 논술이라기보다는 주관식 수학문제에 가깝다. 외국어논술을 실시하거나 논술문제에 영어지문을 제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심층면접이나 구술면접 역시 글이 아니라 말을 한다는 점만 다를 뿐 수학 과학 등 개별 교과에 대한 지식을 평가한다.
이에 대해 대학측은 “논술고사는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 사고력 등을 측정하기 위한 문제”라며 “단순 문제풀이 중심의 과거 본고사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논술고사의 수준이 정상적인 고교 교과과정을 통해 대비할 수 있는 정도인지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고사를 금지하는 이유가 과도한 학습부담을 줄이고 사교육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교육부가 현재 수리논술 등 변형된 논술, 면접에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통합교과형 논술이 그 연장선 상에 위치한다면 본고사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1일 “어디까지를 본고사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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