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주네의 문제작 ‘하녀들’이 극단 옐로 룸의 창단작으로 공연된다. 상식의 세계를 벗어난 난해한 설정, 기괴한 분위기, 동성애적 상황 등으로 섣부른 접근을 허용하지 않지만 동시에 의욕적 연출가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해 온 고전적 작품이다.
마님이 외출하고 없는 밤, 두 자매 하녀는 마님놀이의 재미에 빠져 든다. 더욱이 오늘은 그들이 마님의 애인을 거짓 밀고해 감옥에 보내고 난 뒤, 그토록 기다려 오던 둘만의 밤이 아닌가.
그러나 마님의 애인이 가석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인들은 거짓말이 들통날 것이 두려워 마님을 진짜로 죽이기로 결심한다.
비상식적인 극 내용에 화답하듯 비일상적인 공간에서 공연된다. 홍익대 앞의 한 미술학원에서 상연되는 이 작품은 학원 강의가 없는 시간에만 극을 펼칠 수 있다. 극단 측은 “ ‘링’ ‘여고 괴담’ ‘폰’ ‘장화홍련’ 등 최근 한국 영화계를 강타한 공포의 바람을 40여 석의 연극 공간이 어떻게 소화할지 지켜봐 달라”며 강심장들을 유혹한다.
사정 없이 발가벗겨진 자아를 감싸 안으며 절대적인 공포에 떨 것이라는 자부다. 배우들을 코앞에서 지켜보며 살인의 광기에 미끄러져 드는 이 작품은 대단히 독특한 관극 경험을 줄 것이라는 설명. 흑과 백이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무대 미술도 딴 데서는 보기 힘들다.
상전으로 모시던 여주인 가족을 죽인 뒤 자신들의 방에서 동성애를 즐기다 발각돼 엄청난 충격을 던졌던 프랑스에서의 실제 사건을 극화한 작품. 장도영 연출, 김성희 양현희 김아롱 출연. 8월 21일까지 지상가치 미술학원 . 토 오후 7시 10시, 일 오후 3시 6시. 1544-1555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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