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석면 처리 공장에서 일했던 종업원 등이 무더기로 중피종(中皮腫)과 폐암 등 석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의 대형 기계제작업체인 구보타는 29일 1954~75년 맹독성 청석면을 사용해 수도관을 만들었던 효고(兵庫)현의 옛 간자키(神崎)공장 종업원 등 79명이 중피종 등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중 74명은 이 공장의 직원이고, 4명은 하청업체, 나머지 1명은 다른 공장의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피종 등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전ㆍ현직 직원도 18명에 이른다. 중피종은 폐 등 장기를 덮고 있는 중피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석면에 의해 발병하는 대표적인 암 질환이다.
이 회사는 또 공장으로부터 반경 1㎞ 안에서 거주하다가 중피종에 걸린 지역 주민 5명 중 생존해 있는 3명에게 30일 오후 위로금을 지급했다. 이 회사는 “주민 발병이 공장과 직접 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석면을 취급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발표한 사망자는 1978~2004년 숨진 것으로, 당시 1년 이상 재직한 공장 종업원(626명)의 10%를 넘는다. 중피종의 잠복기간(30~40년)을 고려하면 향후 발병자나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공장주변에 살던 주민에게 까지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보타는 70년대 초반 석면의 유해성이 사회문제로 비화하자 75년 간자키 공장의 청석면 사용을 금지했고, 98년 공장을 폐쇄됐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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