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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不' 중 고교등급제 外 '2不'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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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不' 중 고교등급제 外 '2不'에 반기

입력
2005.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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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1일 연세대 새천년관. 전국 국ㆍ공ㆍ사립대 총장 126명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대학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회의를 갖고 대입 3불(不)정책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기여입학제 반대, 고교등급제 불가, 논술고사 형태 다양화가 골자였다. 대학 총장들은 이 결의를 41일만인 30일 ‘2005년도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 전체회의에서 뒤집어 버렸다.

기여입학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사실상 본고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논술고사는 대학이 알아서 할 테니 정부는 참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3불정책 중 고교등급제를 뺀 2가지에 대한 전쟁선포였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즉각 제동을 걸고 나왔고 진보적 시민단체들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갈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배경 4년제 대학 총장 모임인 대교협이 기여입학제의 제한적 허용을 요구하기로 한 배경에는 다분히 현실적인 이유가 자리하고 있다. 학생수 감소와 수익구조 하락 등으로 대학재정이 갈수록 악화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입생 등록률 감소는 대학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2004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대학 중 모집정원 대비 신입생 등록률이 80%가 되지 않는 학교가 55개교(26%)나 됐고, 특히 전문대는 이런 학교가 전체의 50%에 달했다.

각 대학은 등록금 인상이나 수익사업 다변화 등의 대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등록금 인상은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수익사업 다변화는 경기침체 등으로 번번이 쓴 잔을 마시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교직원 월급을 제대로 주고 학교에 꾸준히 투자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재정여건이 괜찮은 4년제 대학은 전체 213개 대학 중 10%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기여입학제에 대한 국민정서가 여전히 나쁘지만 적용 대상을 일정 학력 이상의 학생으로 한정하거나, 기여금을 전액 학교발전기금으로 사용하면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교협이 “논술고사에 관한 모든 것을 대학에 맡겨달라”고 한 것은 2008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실상 자격고사화하고 고교 내신성적에 대한 신뢰성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논술고사를 최대 전형요소로 삼겠다는 취지이다.

최근 각 대학은 2008학년도 대입안을 발표하면서 한결같이 논술고사 강화와 비중 확대를 공언했다. 특히 서울대 등 주요대학은 과거 본고사 못 지 않게 난이도가 높은 통합형 논술고사를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이 연장선에서 논술고사를 대학 자율로 출제하고 반영해 사실상 본고사나 다름 없는 전형요소가 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밝힌 것이다.

파장 교육부는 대교협의 기여입학제 제한적 허용과 논술고사 불참견 요구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재정 악화 부분은 정원 감축 등 자체 구조조정과 정부 지원금 확충 등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술고사에 대해서도 “본고사 형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부모ㆍ시민단체들도 강력히 반발했다. ‘함께 하는 교육시민모임’ 김정명신 회장은 “기여입학제 허용과 본고사 형태의 논술고사 확대는 대입정책의 근본적 손질을 의미하는 만큼 섣불리 접근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대구=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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