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 세워질 ‘유리 요새’가 모습을 드러냈다. 설계사 데이비드 차일즈는 29일 각계의 여론을 담아 수정 보완한 프리덤 타워(Freedom Tower)의 설계도 및 모형도를 발표했다. 9ㆍ11 테러로 붕괴한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에 우뚝 설 이 빌딩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빌딩이 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빌딩은 또 차량 폭탄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현관 등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대폭 강화하는 등 테러 방지를 위한 미국인의 노력이 응축돼 있다. 빌딩은 내년에 착공돼 2010년 완공될 예정이다.
차일즈는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그 어떤 건물 보다 튼튼하고 강하다”며 “무너진 WTC 건물의 모양이 떠오르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중앙에 높은 탑을 세우고, 각 면에는 지상부터 옥상을 잇는 기다란 역 삼각형으로 구성해 위에서 내려다 보면 쌍둥이 빌딩을 연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설계도가 나오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3년 초 70층 규모의 설계안이 마련됐지만 건축주 래리 실버스타인이 제동을 걸었다. 그 다음에는 지난해 4월 건물이 도로에서 너무 가까워 차량 폭탄 테러에 취약하다는 경찰 보고서가 나와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가 설계변경을 지시했다.
이 빌딩은 120억 달러(약 12조 원)가 소요될 무역센터지구 재건축 사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6차선 고속도로인 웨스트 스트리트와의 거리는 당초 7.6m에서 27.4m로 멀어졌다. 높이 61m까지는 20톤 분량의 콘크리트를 사용해 90cm 두께로 외벽을 쌓았다. 그 안에 스프링클러와 엘리베이터 등을 추가로 설치했다.
빌딩 상층부는 투명한 유리로 장식했다. 콘크리트 위부터 69층의 사무실, 전망대까지 포함해 총 높이 415m로 이뤄진 이 빌딩 위에는 원추형 첨탑의 역할을 하는 TV방송 안테나를 세워, 총 높이를 미국 독립선언의 해를 상징하는 1,776피트(541m)에 맞췄다. 안테나의 불빛은 ‘자유의 여신상’의 횃불을 상징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당연히 테러의 표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프리덤 타워 맞은 편에 본점을 지으려던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29일 오후 워싱턴 상공 비행금지 구역에 개인용 항공기 한대가 침범해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백악관에 대피령이 내려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최고위험 경보인 적색경보를 내리게 한 이번 사태는 결국 문제의 항공기 조종사가 길을 잃은 것으로 판명돼 곧바로 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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