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양인 첫 티베트 불교 비구니/ 텐진 팔모 스님 내한 강연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양인 첫 티베트 불교 비구니/ 텐진 팔모 스님 내한 강연회

입력
2005.06.30 00:00
0 0

티베트 불교에 귀의한 첫 서양인 비구니 텐진 팔모(62) 스님이 순회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영국 런던 출신으로 한번 들어가면 평생 세상에 나오지 않는 카르멜 수도회의 수녀가 되고 싶었던 그는 열 여덟 살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불교 책을 보고 불교 신자가 됐다. 스무 살에 홀로 인도로 가 티베트 고승 캄트룰 린포체에게서 계를 받고 티베트 승려가 된 그는 서양인, 특히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오랜 수행으로 이름이 높다.

그는 캄트룰 린포체 아래서 6년, 히말라야 산자락에 있는 라훌의 사원에서 6년간 수행한데 이어 인근 산속의 석굴에서 홀로 기거하며 명상하는 독거(獨居)수행을 12년간 했다.

특히 마지막 3년간은 석굴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않고 수행에만 전념했다. 인도에서 24년을 보낸 후에야 자신이 태어나 성정한 서양을 비롯해 세계 곳곳을 다니며 깊은 깨달음의 세계를 전하고 있다.

‘법과 사랑 나눔’을 주제로 전국 9곳에서 순회 강연을 하기 위해 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 초청으로 방한한 텐진 팔모 스님은 30일 서울 우이동 도선사에서 가진 첫 강연회에서 수행에서 터득한 불법의 세계를 쉬운 말로 펼쳐보였다.

“고통의 모든 원인은 내 밖의 누구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 마음 속에 있습니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자비의 실천’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을 고통과 불만족에 대한 말로 시작했다.

“선진국인 일본과 호주의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1위라고 합니다. 역사상 이들 만큼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갖고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본 사람들도 없는데, 이들만큼 불만족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는 원래 사람 마음 속에 탐진치(貪瞋痴)라는 삼독(三毒)이 있는데다, TV나 라디오 등이 우리 마음을 어지럽히기 때문에 고통과 불만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이 어지러운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나 자신과 가족, 주변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킬 수는 있으며, 자비의 실천이 그 길이라고 했다. “수행하기는 어렵고 시간이 없다고 해도 자비를 실천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매일 매일 남편이나 아이들,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을 작은 것이라도 해보십시오.” 그는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남을 생각하는 순간 삶이 바뀐다고 했다.

그는 강연을 마친 뒤 ‘수행하는 동안 무엇이 가장 어려웠는가’라는 질문에 “신문이나 TV 같은 것이 없는 석굴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 속에서 자꾸 재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데 그것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2000년 인도 타시종에 티베트와 히말라야 지역 여성들을 위한 동규가찰링 사원을 설립해 비구니들을 가르치고 있다.

국내 강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7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 10일 석촌동 불광사, 18일 포이동 능인선원(사찰 신자ㆍ일반인 대상), 5일 김천 청암사 승가대학, 16일 청도 운문사 승가대학, 21일 공주 동학사 승가대학(학인 스님 대상). 2일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13일 밝은세상 명상아카데미(일반인 대상) 문의 (02) 722_2101~2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