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여행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다음달부터 주5일 근무제가 확대 시행될 예정이라 여행수지 적자폭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여행수지는 적자폭이 전월보다 1억2,000만 달러 정도 커진 8억1,8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여행수지 적자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다. 한은은 내국인 출국자수가 전월보다 5.3% 증가한데 반해 외국인 입국자수는 4.5% 감소한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본격 휴가철인 7,8월이 되면 여행수지 적자폭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연간 경상수지 흑자 목표 달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300인 이상 기업으로 주5일 근무제가 확대시행되면서 해외여행자가 늘어날 전망이라 하반기 여행수지 적자폭은 예년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행수지를 포함한 서비스 수지도 사업서비스 수입 감소 등으로 적자폭이 전월보다 1억8,000만 달러 정도 확대된 10억9,710만 달러에 달했다.
환율하락 효과까지 겹쳐 해외여행자들의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5월 내국인 출국자수는 391만명으로 작년 동기대비 16.0% 증가한 가운데 해외여행경비는 44억2,000만 달러가 지출돼 27.2%증가했다. 유학ㆍ연수비 명목으로는 12억7,000만 달러가 해외로 지급돼 43.2%나 급증했다.
최근 한은의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거주자의 신용카드 해외사용금액은 작년 동기대비 27% 증가한 7억9,000만달러로 분기별 통계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인당 해외사용금액 역시 605달러로 7.7% 늘어나면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4억2,44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 한달만에 흑자 반전에 성공했다. 올해 경상수지는 흑자폭이 1월 38억6,620만 달러에서 2월 9억6,930만 달러, 3월 11억1,460만 달러로 정체 기미를 보이다가 4월에는 9억7,570만 달러의 적자로 반전했다.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4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109억8,000만 달러 흑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품수지는 수입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증가율이 두자릿수로 높아짐에 따라 흑자폭이 전월보다 2억7,000만 달러 늘어난 25억9,930만 달러를 기록했다. 통관기준으로 5월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1.2% 늘어난 231억7,000만 달러, 수입은 18.3% 늘어난 211억7,000만 달러였다.
한은 관계자는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월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며 “한은이 지난 연말에 예상한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 160억 달러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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