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년째 필리핀 찾은 중앙대 의료봉사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년째 필리핀 찾은 중앙대 의료봉사단

입력
2005.06.29 00:00
0 0

“살라맛 뽀, 독토르(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중앙대 의료원 전공의 및 대학생으로 구성된 해외의료봉사단(단장 이무열 의학부 교수)이 20일부터 7월 5일까지 보름 일정으로 필리핀의 산간 오지 알바이, 소르소군 지역을 돌며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2000년 필리핀 보이스카우트 연맹 초청으로 시작된 중앙대 필리핀 의료 봉사는 올해로 6년째다.

봉사단이 23일 처음 진료소를 차린 곳은 마닐라에서 차로 10시간 이상 들어가야 하는 알바이의 귀노반탄 마을. 제대로 된 병원은 고사하고 상하수도조차 변변치 않은 열악한 환경에다 50여㎞ 떨어진 곳에 있는 메이욘 화산이 쉼 없이 뿜어 내는 화산가스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이 늘 크고 작은 질병을 달고 산다.

김범규 교수를 비롯한 의료팀 15명이 이날 하루 동안 진료한 환자는 무려 250여 명. 췌장암과 결핵에서부터 감기와 영양실조까지 쉴새 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환자를 돌보느라 의료팀은 식사조차 제때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비인후과 전공의 서강욱(29)씨는 이날 혼자서 무려 90여 명의 환자를 돌보느라 내내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내가 봐 주지 않으면 기약 없이 방치될 불쌍한 환자들 걱정에 힘든 줄도 모르겠다”며 “어린 환자 대부분이 영양실조에 걸려 있는 것을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팀을 안타깝게 만든 것은 한국에서라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환자를 변변한 수술실이 없어 돌려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의사들이 왔다는 소식에 2시간 거리를 버스를 타고 달려온 엠엠(31ㆍ여)씨는 초등학생 딸 비키(9)양의 구순구개열(속칭 언청이) 수술이 마땅한 장소와 장비가 없어 힘들다는 설명을 듣고 한동안 땅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의료팀과 함께 온 중앙대생 14명은 오전에는 마을 곳곳을 돌며 방역활동을 하고 오후에는 도나 초등학교 교실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사물놀이와 태권도 시범 등 다양한 공연을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자원봉사를 위해 계절학기 수강을 포기했다는 류승준(25ㆍ기계공학과 3년)씨는 “끈적거리는 날씨에 모기에 뜯기느라 신병훈련소 시절보다 더 고된 하루였지만 진심으로 반겨주는 주민들의 웃음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