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도지사가 공식석상에서 박지성 선수를 '애'라고 호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손 지사는 지난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망포동 영통3대로에서 열린 '박지성로' 개통식에서 축사를 통해 "원효로와 세종로 등 위인의 이름을 딴 도로는 많다. 그러나 죄송한 표현이지만 애의 이름을 붙여 길을 내는 것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박지성 선수가 언제 손학규 지사의 애가 된 거지?", "수십억의 몸값을 자랑하는 박지성을 애로 전락시키다니…", "솔직히 국민들이 볼 때는 축구선수들이 정치인들보다 몇 천 배 위대하다", "박지성의 나이가 20대 중반인데…", "아무리 친하다고 하지만 월드스타한테 애라니…" 등의 댓글을 올리며 손 지사의 발언에 반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손 지사가 정말로 박지성과 친하다면 '이렇게 젊은 친구의 이름을…'이라고 표현했어야 했다"면서 손 지사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제적 축구스타를 한낱 아랫사람으로 치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 네티즌도 있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손 지사와 박 선수의 개인적인 친밀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손 지사가 박 선수보다 나이가 많고 지위가 높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인 행사에서 '애'라고 표현하는 것은 누가 봐도 잘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지성로를 만든 이유가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일부 정치인들의 유명 스타를 이용한 얼굴 알리기는 여전하군" 등의 댓글을 올리면서 치적 및 얼굴 알리기에 급급한 정치인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손 지사가 지난 14일 경기도청에 방문한 박지성 선수에게 반말을 한 것도 문제삼았다. 당시 손 지사는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박 선수에게 "실제로 보니 정말 몸짱이네. 한번 벗어서 보여주면 안 되느냐"라고 말했다는 것.
그러나 개통식에 참석했다는 일부 네티즌은 "손학규 지사가 박지성을 애로 전락시켰다는 느낌은 추호도 없었다", "박지성은 가만히 있는데 왜 손 지사를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인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청 공보실 관계자는 "손 지사는 박지성로를 원효로, 세종로와 비교하면서 원효대사와 세종대왕에 비하면 박 선수가 '애'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애'라는 표현에만 집중해 기사를 작성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자가 어떤 의도에서 기사를 작성했는지 모르지만 기분이 나쁘다"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