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많을수록 좋다, 시간을 유용하게 쓰자, 독서는 사람을 지혜롭게 한다.”
차정준씨는 29일 고 차유철 병장이 군에서 적은 B5크기 메모지 6장과 가족에게 보내온 편지 4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메모지에는 군 생활에서 얻은 교훈과 제대 후 진로, 휴가 나가서 해야 할 일, 읽은 책 목록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GP 내 차 병장의 관물대에서 발견된 이 메모들은 그가 사망한 지 10일이 지난 이날 즐겨 다루던 클래식 기타 등 다른 소지품과 함께 전남 광양시 차씨의 집으로 배달됐다.
차 병장은 메모지 한 장에 ‘진로1 부산외대 휴학? 2007학년도 수능준비? 교대 입학? 취업? 공인중개사 준비’ 등의 4가지 진로를 적어 놓아 제대 후 할 일에 대해 적잖이 고민을 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메모지 2장에는 ‘군 생활 얻은 교훈’을 18개 항목으로 나눠 써 놓았다. ‘사람은 참 간사하다, 폭력 앞에 비굴해 지지 말자, 모순되는 인간이 되지 말자’고 적어 군 생활에서 어느 정도 맘 고생을 겪었음을 짐작케 했다.
또 ‘적절한 수면을 취하자, 시간을 유용하게 쓰자, 단순 즐김으로써의 TV 시청을 자제하자’ 등 병영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으려 한 모습도 엿보였다.
차 병장이 부모에게 보내온 편지 4통에는 부모에 대한 애틋한 효심이 잘 나타나 있었다. 차 병장은 어버이날에 맞춰 4월25일 쓴 마지막 편지를 통해 “잘 키워줘서 고맙습니다는 말을 한 적 없지만 두 분의 사랑만큼 대단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결코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부모님의 사랑 그리고 그걸 느끼게 해 준 제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고 적었다.
광양=김회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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