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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무역관이 본 수출현장 2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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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무역관이 본 수출현장 2題

입력
200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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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중국바이어 '요주의'

지난 3월 국내 한 제조업체 임원은 중국 하이난성에서 온 팩스 한 장을 받았다. 주문 계약을 할 테니 샘플을 갖고 방문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약속 장소에서 회사 직원을 빙자한 중국인 10여명과 만났고, 이들은 비싼 술과 음식을 마구 주문했다. 이후 이 중국 기업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만 끌고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중국 바이어들의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29일 KOTRA 홍콩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바이어의 사기는 주로 세가지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무작위로 한국 업체에 팩스를 보낸 뒤 계약을 재촉하면서 직접 방문을 요구한다. 한국의 B사도 최근 중국 바이어로부터 300만 달러 이상의 주문 계약을 할 테니 중국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회사는 유령회사였다.

이들은 또 그럴 듯한 홍콩 소재 은행의 보증서를 첨부한다. 홍콩에는 전 세계 211개 은행과 1,295개의 영업소가 진출해 있어 사기 업체들이 이름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외국계 은행의 보증서를 만들기 쉽다. 또 존재한다 해도 회사 설립 및 폐업이 용이한 홍콩의 특성을 교묘하게 활용한 다.

이들은 또 국내 기업인이 방문하면 비싼 음식과 술대접은 물론 선물과 용돈 등을 요구한다. KOTRA 관계자는 “지나치게 계약을 서두르거나 적극적인 경우 일단 사기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대사관이나 무역관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이런 한국업체 '꼴불견'

최근 덴마크 APS사는 인터넷을 통해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A사에 테스트 목적으로 소량을 주문하면서 대금을 보냈다. 그러나 A사는 대금만 챙긴 뒤 제품을 보내지 않았고, APS사의 항의 전화에 아예 응대조차 하지 않았다. APS 관계자는 “손해는 크지 않았지만 다시는 한국 업체와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수출업체들의 부도덕한 상행위가 한국 제품은 물론 국가 이미지에도 먹칠을 하고 있다. 29일 KOTRA 코펜하겐 무역관에 따르면 최근에는 덴마크 바이어들 사이에 ‘한국 기업 꼴불견 5가지 유형’이 생겼을 정도다.

한국 기업의 첫번째 꼴불견은 수출대금을 받은 후 납품 기한을 지키지 않는 ‘약속 어김형’. 덴마크의 DVR테크사는 한국 H사에 액정모니터 3만5,000 달러 어치를 주문하면서 대금까지 지불했지만 납기가 4개월이나 늦어 큰 피해를 입었다.

두번째는 대금을 받은 후 주문량이 적다며 더 주문하라고 우기는 ‘막무가내형’. 최근 덴마크 빌바빌리오넨사는 한국 S사로부터 1만2,000달러 어치의 자동차용 CD플레이어를 수입키로 하고 대금을 보냈으나 S사가 갑자기 “1만9,000 달러 어치를 주문하지 않으면 제품을 보낼 수 없다”고 해 7,000 달러를 추가 송금해야 했다.

이밖에 하자제품을 보내놓고 해결하지 않는 ‘나 몰라라형’, 독점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토사구팽형’, 대금을 받고도 물건을 보내지 않는 ‘먹고 튀는형’ 등이 많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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