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등 동영상 파일의 불법 다운로드가 영화산업을 갉아먹는다는 것은 한국에서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영화관에서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지만, 불법 다운로드를 받아 본 이들도 4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영화산업협회는 추정하고 있다.
불법 다운로드를 받는 사람들이 영화관을 다시 찾는 것도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해 본 영화를 다시 극장에 가서 관람하는 경우는 22.4%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불법 동영상의 유포로 지난해 한국 영화업계가 입은 피해액은 약 1,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연간 한국영화 전체 제작비의 50%, 매출액의 15% 수준이다. 영화 불법 다운로드 경험률은 38.3%로 2003년에 비해 11% 포인트 늘어난 수치. 올해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특히 18~34세에서 증가 폭이 크다.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78%인 세계 1위의 인터넷 국가이다. 15~20분 안에 고화질 영화 한 편을 다운받을 수 있다. 더욱이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도 약해, 각종 P2P 사이트에는 “불법 자료를 유통시키지 말자”는 문구가 올라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미디어뱀프, 브이쉐어, 프르나 등의 P2P 사이트에서는 시중 비디오대여점에서 구하기 힘든 옛 영화는 물론이고 국내 미개봉 최신작까지 한글자막과 함께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수 백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미국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네티즌들은 “정품 DVD는 개봉에서 출시까지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개봉 직후 바로 나오는 불법 복제판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DVD시장은 2004년 극장 매출의 4분의 1까지 성장하는데 그치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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