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3ㆍ4분기 이후를 대비하라.’
미국 금융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미 달러화 가치는 하락하고 정책 금리는 계속 상승하는 기존 구도가 곧 종료되고 3분기 이후에는 오히려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29일 내놓은 ‘미국 금리인상 종료를 대비한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반 이후 이어지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조치는 이달 말 0.25%포인트 인상을 포함, 9월까지 금리를 3.75%까지 올린 뒤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부터는 금리인상 종료 후를 대비한 시장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행진이 종료된 뒤 미국 증시의 흐름은 기준금리가 6%대에서 11%대로 상승했던 1994~95년의 흐름과 유사한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용균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기에 횡보하던 증시가 95년 5월 인상 사이클이 종결된 후 본격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미국 증시는 금리인상 압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3분기 이전까지 기존 악재가 전부 반영된 뒤 3분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미국 증시가 3분기 이후 상승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국내 증시에서 강세가 예상되는 업종을 선별했다.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결 이후 3개월간(95년 5~8월) 한국 증시의 흐름을 주도했던 업종은 유동성 보강에 따른 수혜를 입었던 보험 증권 금융 은행 등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 기간 중 보험업종 지수는 27.56% 급등했고, 증권과 은행업종 지수 상승률도 각각 17.36%와 12.78%에 달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 후에는 경제체질 자체가 금리인상을 받아들일 만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므로 소비와 경기 관련주의 강세도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업황 호전이 기대되는 LCD 장비 및 부품주와 내수회복으로 시장 관심이 높아지는 자동차업종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원화 강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메리츠증권은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라는 ‘쌍둥이 적자’때문에 미 달러화 강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연말까지 달러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그 근거로 ▦국제유가 급등으로 한국 등 아시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고 ▦미국 경제가 유럽연합(EU)과 아시아에 비해 안정적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럽 경제통합 무산에 대한 우려로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현대증권도 “미국 컨퍼런스 보드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105.8)가 예상과 달리 200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한 반면, 일본과 독일의 소비자 심리지표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며 “이는 구조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미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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