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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유기농 급식 "한그릇 더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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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유기농 급식 "한그릇 더줘요"

입력
200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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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맛이 꿀 맛이예요.”

시골의 한 초등학교가 일반 급식용 쌀보다 4배 이상 비싼 유기농 쌀로 전교생 급식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송남초등학교. 이 학교는 전교생 160여명에게 1년 전부터 유기농 쌀로 급식을 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2004년 1학기 학부모 여론조사를 거쳐 친환경 우리농산물로 학교급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유기농쌀 급식을 반대하는 학부모는 없었지만 문제는 값비싼 유기농 쌀을 사야하는 비용이였다.

학교급식용 정부미 가격은 80kg 1포에 8만원인데 반해 유기농 쌀값은 33만원으로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학부모들은 추가부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아산에서 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이 선뜻 쌀을 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돈 문제가 해결됐다.

푸른들영농법인이 지원에 나선 이유는 전체 조합원 500명 가운데 200여명이 송악면에 거주하고 자녀 대부분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

조합측이 급식 쌀 전량을 자신들이 생산하는 쌀로 공급하면서 기존 정부미와의 차액 가운데 20만원을 지원키로 하자 학부모들도 동참해 나머지 5만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정부미 가격과 학부모 부담액을 합쳐도 일반 시중쌀값의 80%정도만 받고 공급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충남도가 면지역 초등생과 유치원생의 급식을 전면 무료급식으로 전환하자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일부 보조해 학부모들의 추가부담이 사라졌다.

영농법인 대표 이호열(51)씨는 “송남초등학교 학생 가운데 조합원자녀가 많아 지원하게 됐다”며 “무공해 유기농 쌀을 외부에 판매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농약으로 재배한 쌀을 먹일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푸른들영농조합은 120만평에서 연간 1만5,000∼2만가마의 쌀을 생산, 전량을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유기농 쌀로 지은 밥맛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산지역 각 학교마다 영농법인에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유기농 쌀 급식을 먹기 위해 이 학교로 전학오는 학생이 마저 생겨났다. 지난해까지 이 학교 분교로 있던 거산초교는 유기농쌀 급식소문에 학생이 늘어 폐교위기를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이 됐다.

현재 조합측이 지원하는 학교는 송남초교와 거산초교, 송남중학교 등 3개 학교로 늘었다. 급식인원도 2배 이상 늘어 하루 420명 분을 지원하고 있다.

생산량이 한정된 조합측은 매월 지원하는 720㎏을 넘길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오히려 조합규모가 확대된 이후 지원하겠다며 피치못할 속사정을 털어놓고 있다. 이씨는 “지역환원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외부에 알려져 지원학교가 늘어 입장이 곤란해 졌다”며 “조합규모가 커지면 지원학교와 유기농 채소 등 품목도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남초교 영양사 심숙자(33)씨는 “유기농 쌀로 지은 밥을 먹으면서 음식을 남기지 않고 있다”며 “쌀 뿐 아니라 모든 식재료에 깨끗한 우리 농산물이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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