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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에 보내는 盧 편지 속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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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에 보내는 盧 편지 속뜻은?

입력
2005.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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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당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놓고 열린우리당 내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단합과 결속이라는 중심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이면서도 당정분리 등 구체적 현안에 대해서는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노 대통령이 문희상 의장 체제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도부 판단을 존중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언급에서 이런 메시지가 분명히 드러난다.

전병헌 대변인은 28일 “문 의장을 중심으로 구심력을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병두 전자정당위원장도 “개성만을 강조한 혼란스러운 견해 표출로는 당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당의 기강 관리 기관 설치를 건의하고, “원내정당화는 천천히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원내정당화 이전에 전국 정당화를 꼭 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정치자금 문제 등이 투명해진 만큼 중앙당의 역량이 너무 축소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력한 기강 관리 기관이란 우리당이 윤리위 기능을 강화하기로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즉각 호응했다. 이런 화음이 나오는 데는 노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미리 편지 내용을 협의했기 때문이다. 당 운영에 대한 교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당정분리 원칙 재검토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데 대해서는 양론이 엇갈린다.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정부와 당이 각자의 역할에서 노력하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긍정 해석했다.

반면 우원식 의원은 “원칙은 옳지만 교조적인 당정분리는 안 된다”며 “대통령의 통제 하에 당이 들어간다는 것이 아니라 국정방향을 공유하고 정보를 소통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장선 의원도 “대통령의 말씀과 의원들의 주장은 뉘앙스가 다르다”며 “정책당정과는 별개로 당청간 보다 긴밀한 소통의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온갖 지침을 다 주고 간섭하면서 당정분리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냐”며 “노 대통령은 역사상 유례 없는 슈퍼 평당원”이라고 공격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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