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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논술, 사교육 요인 배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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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논술, 사교육 요인 배제해야

입력
2005.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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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28일 발표한 ‘2008학년도 입학전형 기본방향’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국립대학이자 선도대학으로서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책무보다는 우수학생 선발에만 골몰한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사교육 부담을 줄여주기는커녕 오히려 가중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자연스레 나온다.

우선 학생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 걱정스럽다. 당초 새 대입제도의 취지는 수능시험에 등급제를 도입하고 내신을 강화해 수험생들의 학업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대 입시안은 이런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정시모집에서 수능을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내신 반영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반면 논술고사 비중을 크게 높여 당락의 결정적 요소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수능은 수능대로, 내신은 내신대로 철저히 준비하고 논술에는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대가 새로 도입한다는 ‘통합교과형’ 논술이라는 것도 그렇다. 말로는 “장기간 독서를 많이 한 학생이 유리하도록 창의적인 사고력과 분석력을 측정하겠다”고 하지만 교과성적을 측정하기 위한 변형된 본고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의 지적처럼 영어지문을 제시하고 비판적인 의견을 우리말로 쓰도록 한다든지, 일상 생활의 소재에 미적분 등 수리적 원리를 적용하는 문제라면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이런 식의 문제는 오로지 누가 사교육을 많이 받았느냐를 측정하는데 불과하다.

서울대가 수험생들의 풍부한 독서량과 창의적인 사고를 전형요소로 삼고 싶다면 프랑스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가 참고가 될 것이다. “정의와 부정은 관습일 뿐인가” “언어는 의사 소통에만 쓸모가 있나” “우리는 기술로부터 뭘 기대하나” 등과 같은 문제는 비교적 사교육이 끼어 들 여지가 적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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