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특집-우수특허제품 大賞/ 신지국 강국 발돋움 '로열티 한국' 시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특집-우수특허제품 大賞/ 신지국 강국 발돋움 '로열티 한국' 시대

입력
2005.06.28 00:00
0 0

2002년 30억 달러, 2003년 35억 7,000만 달러, 2004년 40억 달러. 올해 45억~48억 달러 예상.

우리나라가 매년 해외에 지급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는 기술 로열티의 규모이다. 현재 로열티가 지급되는 것은 휴대폰 노트북 디지털TV 등 첨단 디지털기기 뿐 아니다. 인라인 스케이트와 같은 소모품과 장미 씨앗 같은 농업물에도 특허료가 붙고 있다.

휴대폰을 예로 들어보자. 지난 해 약 260억 달러 어치가 수출된 휴대폰은 자동차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업체들이 밤을 지새우며 기술개발을 하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마케팅을 하는 동안, 그냥 앉아서 이런 성과의 혜택을 보는 곳도 있다. 바로 휴대폰의 원천기술인 코드다중분할(CDMA)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퀄컴사이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이 기술을 사용하는 핸드폰 1대를 팔 때마다 퀄컴사에 핸드폰 가격의 약 5%에 달하는 기술료를 지급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 같은 기술료가 ‘재주는 누가 부리고 이익은 엉뚱한 곳에서 보는’아까운 돈이지만, 퀄컴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이익을 벌어들이는 효자기술인 셈이다. 1980년대 말 이 기술을 개발한 퀄컴사는 당시만 해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벤처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90년대 초 국내 기업과 CDMA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퀄컴은 특허권을 통해 거액의 로열티를 벌어들여 미국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웃돌 정도의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퀄컴의 이런 성공드라마 뒤에는 치밀한 특허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당시 퀄컴은 1,200개가 넘는 CDMA 관련 특허로 철저한 특허망을 짜서 ‘누구도 퀄컴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는 CDMA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영원히 해외에 기술료를 지급해야 하는 입장에 머물러야 할까. 아니다. 기술은 진화하기 때문이다. 진화한 기술은 지금까지의 생산구조를 바꾸고 소비의 패턴까지 바꿀 수 있다. CDMA 기술이 아닌 전혀 다른 기술로 이동통신이 가능한 기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더라도 틈새시장을 겨냥한 작은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특허강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갖춰져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허출원 건수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국적자가 미국에 특허출원한 건수만 해도 지난해 7,070건으로 외국인 특허출원 순위 중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아직 약점은 있다. 수치상으로는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지만 사업화 측면에서는 미약하기 때문이다. 특허청이 특허를 보유한 기업 및 개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특허 기술이 제품으로 개발돼 사업화가 이뤄지는 비율은 30%가 채 넘지 않는다.

한국일보사는 이 같은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 2002년부터 특허기술을 활용해 사업화에 성공한 제품들을 대상으로 ‘100대 우수 특허제품 大賞’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한국일보사는 올 상반기에도 산업자원부와 특허청, 서울경제신문, 대한변리사회, 한국특허정보원, 한국여성발명협회 등의 공동 후원아래 특허 기술을 이용해 제품과 사업화에 성공한 50개 제품을 선정했다. 한층 더 발전된 기술을 보유한 이 제품들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신지식 강국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 50개 제품은 하반기 50선 선정 후보제품과 경합을 통해 본상 심사를 거쳐 영예의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비롯해 산업자원부 장관상, 특허청장상 등 총 41개의 상을 받게 된다. 본상 수상업체는 정부의 우선 구매업체로 지정 받으며, 특허청이 주최하는 각종 전시회에 초청되는 등 다양한 특전이 부여된다.

심사위원단은 기술 부문과 사업성 부문 등으로 나누어 심사를 진행했다. 기술력 부분은 전문성과 기술개발, 기능성 등을 심사했으며 사업 부문은 시장다변화와 마케팅, 매출 등의 평가로 심사가 이루어졌다.

심사위원장인 장유상 고려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기술 부문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제품이 사업 부문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우수한 제품들이 많이 선정돼 앞으로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