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변두리에 있는 장안제일고. 교통이 불편한데다 시설이 낡고 컴퓨터 등 학습기자재도 부족해 작년 초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툭하면 전학을 가는 등 ‘떠나고 싶은 농촌 학교’로 불렸다.
하지만 1년 사이 확 달라졌다.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의 농어촌 우수고 육성 학교로 지정돼 올해까지 4억원이 집중 지원되면서 교육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교장자격증도 없는 외부 인사가 교장으로 초빙돼 학교를 바꿔놓았다.
학교건물을 새로 지었고 방과후에는 영어 수학 국어과목 무료 특강으로 학부모 부담을 덜었으며, 매월 성적포상제도 실시해 학습동기를 유발했다. 덕분에 올해 졸업생 103명 전원이 대학에 합격했다.
같은 시기 농어촌 우수고 육성학교로 선정된 인천 강화고, 경기 일동종고, 전북 한국마사고 등도 디지털 도서관 설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특성화 교육으로 지역의 명문고로 거듭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시범도입한 ‘1군 1우수고 육성’ 사업이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고 2009년까지 전국 군별로 1곳씩 모두 88개의 농어촌 우수고를 확대 육성키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농어촌 우수고가 되면 자율학교로 선정돼 학생선발,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의 자율권 보장 등 학사운영 자율권이 확대된다. 또 교육시설 현대화와 기숙사 확충, 장학급 수혜 확대 등 교육여건 조성에 집중적인 지원을 받는다.
교육부는 올해 시ㆍ도교육청 공모를 통해 7곳을 선정한데 이어 2006년 21곳, 2007년 20곳, 2008년 20곳, 2009년 20곳을 추가로 뽑아 학교별로 3년간 평균 5억원의 예산을 집중 지원키로했다.
현재 전국 군 지역에는 일반고 257개, 실업고 194개 등 모두 451개 고교가 있다. 교육부 김원찬 교육복지정책과장은 “농어촌 우수고가 정착되면 우수 인재의 도시 유출을 막고 도시 유학에 따른 학부모 교육비 부담도 크게 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수고를 뺀 나머지 학교는 ‘상대적으로 덜 우수한 학교’로 취급돼 고교 서열화를 조장하고 사실상 평준화를 깨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