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속된 모 일간지 기자 신모(45)씨의 사건처리를 둘러싸고 현직 경찰서장이 검찰에 소환조사까지 받으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서장은 “검찰이 일선 서장까지 소환, 조사한 것은 너무 심한 처사”라고 말했으나 검찰은 “이 서장이 입이 열개 있어도 할 말이 없는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6개월전 사건 발생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31일 오후10시 대구 남구 앞산순환도로 현충탑앞. 신씨는 음주측정을 요구하던 대구 남부경찰서 소속 한모(21) 의경에 대해 “응할 수 없다”며 실랑이를 벌이던 끝에 차량을 출발시켜 한 의경이 왼쪽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 그후 소란을 피우던 신씨는 현장에서 붙잡혀 수갑까지 채워졌다.
당시 신씨는 이종석 대구남부경찰서장 등 경찰 간부들에게 전화를 걸어 억울함을 호소, 이 서장이 1월1일 새벽1시 현장에까지 직접 나와 사건처리를 지시하고 귀가했다. 이 서장은 “아침에 사건을 조사한 과장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해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신씨는 입건조차되지 않은채 풀려났다.
되살아난 불씨
한 의경은 사건직후 경찰병원과 곽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으나 무릎의 상처가 악화되면서 전치 6주의 판정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한 의경은 무릎 인대 양쪽에 심한 후유증이 발생, 수술후 완쾌가능성을 점치기 힘든 상태다.
그런데도 신씨가 치료비 등 보상조차 거부하면서 한 의경이 이달초 검찰에 이를 호소했고 신씨는 결국 검찰에 의해 사건발생 6개월째인 이달초 구속됐다.
신씨 구속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이 사건은 그후 경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했다는 말이 나돌면서 검찰이 이 서장 등 경찰관 10여명을 소환, 조사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곧 사법처리 여부 결정
검찰은 사건당시 신씨에게 수갑까지 채웠다는 것은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도 불구, 사건기록조차 남기지 않은채 무혐의 처리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실무선상에 있는 경찰관들이 변호사를 통해 “일선 경찰관들은 당시 신씨를 입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윗선에서 무혐의 처리토록 한 사건이어서 억울하다”고 호소, 이 서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무를 수행하던 의경이 상해를 입었는데도 경찰이 가해자를 처벌하지도 않고 상처가 오히려 덧나도록 방치한 것은 늑장대응이 아니라 사건 은폐”라며 “이를 검찰과 경찰의 조직문제로까지 확대해석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서장 등 사건관련 경찰관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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