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공사 완공까지 3개월 정도를 앞둔 청계천. 26일 오후 서울 지역에 줄기차게 쏟아진 장대비를 보면서 청계천이 범람하지나 않을까 걱정한 이들이 적지않다. 2001년 7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청계천 복개구간의 하수관이 넘쳐 주변 도심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던 ‘악몽’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계천은 이번에는 합격점을 받았다. 서울 지역에 장마가 시작된 26일 오후10시께 시간당 최고 49㎜의 비가 쏟아지는 등 27일 오전까지 13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지만 이는 청계천이 감당할 수 있는 강수량의 2분의 1 수준도 안됐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번에 육안으로 확인되는 청계천 수심은 26일 오후 상류(모전교) 1.8㎙, 하류(고산자교) 2.5㎙로 측정됐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200년 빈도(200년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홍수)의 강수인 시간당 118㎜의 호우를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고 밝혔다. 2001년 당시 청계천 하수가 범람한 것은 당시 일대 하수관이 감당할 수 있는 시간당 74㎜를 훨씬 넘어 시간당 108㎜의 집중호우가 쏟아졌기 때문이라는 것.
시는 이밖에도 청계천 복원에 하수 범람을 원천방지할 수 있는 설계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폭우가 쏟아져 청계천 양안의 하수로에 빗물이 가득 차면 하수관과 청계천을 가로막고 있는 석벽의 수문이 열리면서 빗물이 청계천으로 유입되도록 돼있다.
시는 또 시민들이 청계천 양안을 걷다가 집중호우에 휩쓸리는 피해를 막기 위해 22개 다리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양안 50㎙ 간격에는 긴급 대피방송용 스피커를 설치할 예정이다. 청계천 복원추진본부 관계자는 “청계천은 장마나 호우에 끄떡없도록 설계됐지만 이번 장마철에 다시 한번 철저히 점검해 수방시설 보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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