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금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이 연일 삼성그룹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미온적 태도를 꼬집고 나서 주목된다.
이 위원은 27일 ‘주간 금융브리프’에 기고한 ‘금융선진화의 전제조건: 법치금융의 확립’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금융산업에서 원칙과 법치가 흔들리는 바람에 금융선진화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며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주식 회계처리는 지주회사법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한 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삼성생명 주식 19.34%를 보유한 에버랜드는 회계기준을 일방적으로 바꿔 지분법 대신 원가법을 적용했다”면서 “이는 그룹 총수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분법 적용 대상인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는 2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거나 20%에 미달하더라도 5가지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하면 된다”며 “에버랜드는 이 5가지 경우 중 3가지에 해당하는 만큼 지분법 적용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3월 “삼성생명이 투자유가증권 평가익 2조원을 계약자 몫이 아닌 주주 몫으로 배정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올해 3월에도 “금융감독 당국이 모 재벌그룹의 법규위반 사례를 적발하고도 시정이나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삼성그룹에 대해 강공을 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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