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까지만 해도 회사원 A씨(44세)의 지상과제는 집을 장만하느라 빌린 대출금 상환이었다. 당연히 부동산 투자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대출금을 다 갚고 1억원 정도의 종자돈까지 생겼지만, 투자 방법을 제대로 모른다는 문제는 여전했다.
땅을 좀 안다는 사람들한테 조언을 구해보면 대부분 현장확인을 하고 사라는 말만 해줄 뿐이다. 초보자에겐 너무나 막연한 얘기다. 땅을 볼 때 무엇을 조심하고 어떤 사항을 고민하고 따져봐야 하는지에 대해선 명쾌한 조언을 얻기가 어렵다.
단순히 생각하면 땅이야말로 가장 간편하고 특별히 확인할 게 별로 없는 투자처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접근했다가는 당장 손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땅에는 등기부상의 권리관계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권리’도 숨어 있다.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권리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공법상의 각종 규제사항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도 초보자에게는 엄청난 장애물이다.
초보자가 처음으로 지방에 땅을 보러 갈 경우라면 다음 사항들을 유념해야 한다. 우선, 중개업소가 많은 곳은 이미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이므로 피해야 한다. 화려한 치장을 해서도 안 된다. 도시사람에게는 땅값을 시가보다 비싸게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개업자가 보여주는 공부(公簿)만 믿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투자자가 새로운 공부를 갖고 다니며 확인할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 아무리 땅이 마음에 들어도 공휴일에는 계약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관공서가 문을 닫는 날에는 정확한 공부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땅을 보러 다닐 때는 반드시 배우자와 함께 다녀야 한다. 혼자 결정하는 것보다 배우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게 성공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새내기’는 무엇을 하더라도 어색하고 서툴러 보인다. 어느 정도의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새내기에서 빨리 벗어나는 방법은 남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경험을 쌓는 길 뿐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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