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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aker/‘부시 구하기’ 또 나서

입력
2005.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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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책사(策士)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이 다시 워싱턴 정가의 중심인물로 부상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그는 22일 뉴욕에서 열린 공화당 모임에서 “9.11의 아픔을 겪은 후 보수주의 진영은 테러와의 전쟁을 준비했다”면서 “그러나 진보진영은 테러리스트를 이해하면서 치료하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말해 파문을 빚었다. 이 발언은 9.11과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비난 중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마치 민주당측이 전쟁을 기피한 것과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장“기만적이고 비열한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로브의 발언은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공격을 유도해 공화당과 보수진영의 단결을 도모하는 고도의 전술이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로브는 여야관계가 경색된 가운데에도 나 몰라 라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 경제대책 등 보다 ‘고상한’ 정책적 현안에 전념하던 그가 다시 나선 것은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악의 결과를 보이고 있고, 사회보장제도 개혁역시 지지 부진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대선 때도 로브는 테러와의 전쟁을 반대하는 존 캐리 민주당 후보를 나약한 존재라고 깎아 내리는 전략을 썼다. 로브가 가장 선호하는 정치적 공식은 민주당은 진보주의자들이고, 진보주의자들은 약하고 미국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는 낙인을 찍는 것이다.

이 같은 노선은 “미국을 두 개로 쪼개는 분열주의 전략”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위싱턴 포스트는 그러나 지난해까지 극도로 신중하게 처신했던 그가 이번 민주당 비난 발언을 계기로 정치활동을 공식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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