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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공짜지식 시대의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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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공짜지식 시대의 대학

입력
2005.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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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기사를 수없이 접했다. 수업료가 오르면서도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은 그대로인 대학 교육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역사상 가장 지식을 얻기 쉬운 시대다. 인터넷 지식검색 서비스가 폭 넓게 쓰이고, 최근에는 140개 언어로 된 백과사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 누구든지 편집할 수 있는 백과사전이 만들어졌고 사전작업에 참가하는 네티즌이 크게 늘어났다. 세계 여러 언어로 쓰여지는 ‘위키 백과사전’(www.wikipedia.org)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는 요즘 인기가 높다. 한국어판 위키 사전(ko.wikipedia.org)도 있다. 언어가 있고 참가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면 자기나라 말로 위키 사전을 만들 수 있다.

인터넷 붐은 인터넷이 없던 나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사이트가 700만 개 생긴다고 한다. 대부분 영어가 아닌 언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사이트 중 80% 이상을 차지하던 영어 사이트가 올 3월 32%로 떨어졌다.

대학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반면 ‘공짜 지식’이 발전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5년 정도 지나면 대학의 역할이 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 문학, 경영 등의 분야에서 자격시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구할 때 중국어가 필요할 경우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선택하지, 중국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디자이너가 필요할 때는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을 선택하지, 미술 전공한 사람을 택하지는 않는다. 전공을 했다고 해서 회사를 속일 수는 없다.

대학들이 새로운 현실을 잘 받아들여서 ‘공짜지식의 혁명’에 협력하기 바란다. 아무리 공짜지식이 많다고 해도 대학이 사회적으로 큰 힘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취직하고 돈 벌기는 아주 어렵다. 많은 나라에서 대학이 비싼 돈을 내면 명예가 있는 학위를 주는 ‘학위공장’ 같은 존재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는 명문대 숭배를 그만두고 자격시험과 타고난 능력을 인정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특히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요즈음 비싼 교육비를 낼 수는 없지만 귀중한 인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잘 이용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데이비드 맥클라우드 캐나다인 프리랜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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