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에서 강경보수파 후보 아흐마디네자드가 예상 밖의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중동 이슬람권의 반미ㆍ반서구 세력을 대표하는 이란의 종교적 보수파가 온건개혁파를 밀어내고 권력을 모두 장악함에 따라 무엇보다 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갈등이 커질 것이 우려된다.
여기에 석유 부의 분배를 통한 빈부격차 해소와 산업 국유화 등을 앞세운 아흐마디네자드의 집권은 이란 체제 안팎에 격동을 몰고 올 것이란 예상이다.
40대 대중 정치인 아흐마디네자드의 승리는 최고 종교지도자 하메네이 등 보수파가 선거부정까지 무릅쓰며 지원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미국과 서구도 비민주적 선거를 부각시키는 데 신경 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방적인 선거결과는 빈곤층 등 다수 유권자들이 라프산자니 현 대통령이 대표하는 기성질서와 서구화에 반대하는 개혁구호에 이끌린 것을 의미한다. 이란의 변화가 종교적 보수화를 넘어 체제 개혁을 통한 결속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예상과 관련, 중동 정세를 좌우할 변수는 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이다. 아흐마디네자드는 라프산자니 정부가 미국을 대신한 유럽과의 핵 협상에서 지나친 양보를 했다고 비난해왔다.
따라서 체제결속을 위해서도 핵 프로그램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움직임에 이란과의 경제관계 회복을 노리는 유럽은 중재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미국의 전략적 이해는 달리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은 이란이 중동 정세안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부각시켜왔다.
따라서 겉으로 보수파 집권을 우려하지만, 이라크 점령 등 중동 정책의 명분을 높일 것으로 보고 내심 반긴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이란 대선결과는 이란이 회교혁명 이래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있고, 이에 따라 중동 정세가 한층 요동칠 것을 알리는 불길한 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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