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 중ㆍ대형 수입차가 쏟아지고 있다. 각 수입차 업체가 시장 확대 및 젊은 고객 유치 등을 겨냥, 3,000만원대의 전략 모델을 내 놓으며 수입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산차와 대등한 가격의 수입차가 늘며 부유층 뿐 아니라 중산층까지도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도 새로운 변화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최근 배기량 3.000cc의 대형 세단 ‘파이브헌드레드‘를 출시하며 판매가를 3,88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배기량 3.000cc 안팎의 수입차 가격이 통상 5,000만~8,0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골프백 8개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트렁크가 큰 것으로 유명하고, 5월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스트래티직비전’의 종합품질평가(TQS)에선 동급 최우수 모델로 선정됐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고객 문의가 폭주, 수입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3,000만원대 수입 중형차 시장의 경쟁을 촉발한 차는 사실 혼다 ‘어코드’다. 지난해 출시됐음에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스포츠 세단 어코드는 배기량 2.400cc 모델은 3,390만원, 배기량 3.000cc 모델은 3,890만원이면 살 수 있다.
특히 6기통 엔진에 240마력의 최대 출력을 자랑하는 어코드 3.0은 지난달에만 91대가 판매돼 수입차 모델별 등록 현황에서 렉서스 ES330(272대), BMW 320i(138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연비는 ℓ당 9.4㎞. 혼다의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R-V도 승용차는 아니지만 3,390만원(4륜구동)이란 가격대가 매력이다.
푸조의 공식 수입판매원인 한불모터스는 ‘307’을 3,000만원대에 팔고 있다. 배기량 2.000cc의 307 기본형이 3,650만원, 지붕의 3분의2를 차지하는 ‘파노라믹 글라스 선루프’가 인상적인 7인승의 ‘307SW’는 3,990만원이다.
크라이슬러의 세브링(세단)은 편리함과 경제성을 함께 갖춘 중형급 세단이면서도 탁월한 주행 성능과 스포티한 외관으로 주목 받고 있는 모델이다. 배기량 2.700cc, 최대출력 203마력의 고성능 엔진을 탑재했으며 판매가는 3,590만원이다.
이처럼 3,000만원대 수입차가 증가하며 국산차와의 한판 승부도 흥미로워지고 있다. 현대차가 새로 내 놓은 그랜저는 배기량 3.300cc의 L330 모델이 3,464만~3,564만원, 배기량 2.700cc의 Q270 모델은 2,527만~3,297만원으로 일부 수입차 모델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차와 대우자동차판매가 호주의 홀덴사로부터 수입, 판매하고 있는 스테이츠맨도 배기량 2.800cc 모델은 3,995만원, 배기량 3.600cc 모델은 4,995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는 성능 향상과 편의사양 등이 추가되며 가격이 점점 오르는 추세인 반면 수입차는 저가 모델을 출시, 가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산차와 수입차의 시장 구분도 점점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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