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저명한 문예학자이자 소설가인 발터 옌스(82)가 유다를 순교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풀어 쓴 소설이 한국어로 나왔다.
옌스의 1975년작‘유다의 재판(아침 펴냄ㆍ9,000원)은 은전 삼십냥을 받고 예수를 로마 군인들에게 넘겨줘 기독교 세계에서 최악의 죄인으로 낙인 찍혀 있는 유다의 명예 회복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가롯 유다의 시복 재판에 관한 보고서’라는 부제를 붙인 이 소설은 프란체스코회 신부 베르톨트가 유다를 순교자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베르톨트 신부는 “유다가 없었다면 십자가 사건도 없었고, 이 사건이 없었다면 기독교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다가 예수를 배반한 것이 아니라 예수의 명령을 따름으로써 예언을 성취했다”고 주장한다. 예심 재판은 유다가 순교자라는 결론을 내리지만 12년이 흘러도 본심 재판이 열리지 않고 소송을 제기했던 신부는 핍박을 받다가 병에 걸린다.
옌스는 예루살렘과 로마를 무대로 진행된 재판 과정을 해박한 성경 지식과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흥미롭게 그려 보인다. 독일에서는 30여 년째 스테디 셀러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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