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어도 개인의 재산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무단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부터는 유명인의 성명이나 초상 뿐 아니라 독특한 멘트 또한 상업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을 보인다.
서울서부지법 민사 21부(이원일 부장판사)는 23일 코미디언 김제동(31ㆍ사진)씨가 자신의 허락없이 어록을 펴낸 것은 퍼블리시티권과 성명권 침해라며 세림출판사를 상대로 낸 서적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대부분의 국민이 해당 멘트를 듣고 특정한 사람을 연상할 정도의 말이라면 넓은 의미의 저작권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세림출판사가 김씨의 허락없이 서적을 출판해 성명권과 인격권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세림출판사의 서적에 대한 판매와 배포를 금지하고 서적을 신청인이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보전하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달 초 어록 계약을 파기했는데도 출판사측에서 자신과 아무런 상의없이 어록을 펴내자 서적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편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아십니까’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개인의 창작 의욕을 높이고 문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퍼블리시티권 조항을 삽입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이달 중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퍼블리시티권은 성명이나 초상 등을 개인적 재산권으로 인정해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것으로 사진이나 뮤직비디오 등에서 인정하고 있지만 명확한 법적근거가 없는 상태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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