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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입력
200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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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서는 남과 여 멀어지는 결혼

남성이 성형수술을 받고 피부미용실과 피트니스 클럽을 들락 거리며 육체적 미를 가꾸는 것이 당연시 되고 여성들이 빼어난 직업적 성취를 이루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오늘날이다.

남과 여, 젠더의 경계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꼭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굴레로부터 해방된 자유인의 탄생을 알리는 서곡은 아니다.

‘성(性)의 붕괴’라는 원제가 붙은 이 책에서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오히려 젠더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출현하고 있는 양성인들이 과거의 남자처럼 밖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과거의 여자처럼 안에서 일하는 ‘슈퍼노예’로 추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경고한다. 이규선 옮김. 인터 9,800원

▲ 중세유럽산책 / 아베 긴야 지음

중세 유럽은 정말 암혹의 시대였을까

중세 유럽은 흔히 광신과 무지가 뒤섞인 암흑의 세계로 인식돼 왔고, 르네상스라는 각성의 시기가 찾아오기까지 유럽은 미망에 빠져 있었다고 우리는 배워왔다.

그러나 일본의 저명한 독일 중세사 학자인 저자는 ‘우리는 중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중세 유럽인들의 사고와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과 경제ㆍ생활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막연한 선입견만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중들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서 저자는 쉽고 간결한 문장과 200여 컷에 달하는 사진과 그림 자료를 통해 중세의 우주관과 기부ㆍ순례 문화, 기사 계급의 발생과 편력기, 대학과 도시의 탄생 등 중세유럽의 풍경을 복원한다. 양억관 옮김. 한길사 2만2,000원

▲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피에르 클라스트르 지음

오지 원주민은 미개? "진보 거부했을 뿐"

‘아마존 밀림의 인디언들은 문명 발전에 실패해 원시인으로 남은 것이 아니다. 단지 불필요한 진보를 거부했을 뿐이다.’ 인디언 연구를 통해 맑스주의 인류학과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해석으로 1970년대 프랑스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저자의 주장은 신선하다.

그는 이른 바 우리가 원시사회로 규정하는 인디언들의 사회구조가 실은 폭력과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고 명령과 복종, 지배자와 피지배자라는 강제적 위계질서가 없는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이며 과도한 잉여 생산물에 대한 집착이 없기에 노동에 대한 소외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유일한 집단이라고 말한다.

원시사회에 덧씌워진 무능과 게으름, 미성숙이란 편견을 말끔히 씻어 줄 뿐 아니라, 문명사회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이유까지 덤으로 알려주는 문제작. 홍성흡 옮김. 이학사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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