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모든 국민이 명문 대학에 갈 순 없는 것처럼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질 높은 아파트를 공급할 수는 없다”며 “부동산 문제는 경쟁을 통해 시장이 해결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 자격으로 남아프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세계상공회의소 총회(WCC)에 참석한 박 회장은 22일(현지시간) 현지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사법적 판단은 사법부에 맡기고 역사적 판단은 역사가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회장은 자크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이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의 해임과 연계해 IOC가 한국 정부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유지등을 놓고 빅딜을 했다는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화를 통해 해명했다고 전했다.
-WCC총회를 통해 느낀점은.
“영어가 가장 큰 문제다. 우리나라 교육은 국제화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필요하다면 초등학교부터 외국인 교사 1명씩을 배치, 외국인에 대한 공포감이라도 없애도록 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경제규모에 걸 맞는 대우를 받으려면 우리 교육이 언어교육부터 제대로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처럼 회비만 많이 내고 제대로 대우를 못 받게 된다.”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해 어떻게 보나.
“객관적 평가를 지금 하는 것은 무리다. 이해당사자가 다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 전 회장 뿐 아니라 실패한 기업인들은 많다. 30대 그룹 가운데 외환위기를 거치며 18개 그룹이 해체됐다. 솔직히 나도 판단 한번 잘못하면 실패한 기업인이 된다. 김우중 전 회장과 나는 백지 한 장 차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나.
“최근 기업들이 국내에서 공장을 짓는 건수가 크게 줄었다. 나도 1980년대 이후 공장을 지은 기억이 까마득하다. 아직도 정부의 규제가 많아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어떻게 보나.
“시장이 해결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 조금 더 넓은 집에서 쾌적하게 살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넓은 평수 주택에 대한 공급이 필요하다. 신도시 개발보다 강북 개발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공감한다. 특히 강북에 좋은 학교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25.7평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늘리는 일이다. 40평대 규모의 주택까지 모든 국민에게 제공할 수는 없지 않나. 그 부분은 시장의 몫이 될 것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모든 국민이 명문대학에 갈 수 없다. 경쟁을 통해 해결해야지 모든 사람이 다 잘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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