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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鄭장관이 욕심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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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鄭장관이 욕심 많아서…"

입력
200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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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차 장관급 회담 사흘째인 23일 남북 대표단은 12개의 합의 사항을 이끌어 내며 거의 예정된 시간에 회담을 마쳐 최근 달아오른 남북 화해 무드를 실감케 했다.

남북 회담 대표단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북한 내각 책임참사는 이날 문구 조정 때문에 당초 예정보다 2시간 30분 가량 늦은 오후 9시께 서울 워커힐 호텔 프레스 센터를 찾아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정 장관이 공동합의문을 낭독한 데 이어 권 단장이 ‘남북’을 ‘북남’, ‘한반도’를 ‘조선반도’, ‘장관급 회담’을 ‘상급회담’ 등 북측 용어로 바꾼 합의문을 읽었다.

북측 대표단장이 프레스센터에서 수십 여명 기자들 앞에서 합의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 두 사람은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내외신기자 앞에서 손을 맞잡고 남북간 우의를 과시했다.

회담 내용을 설명한 김천식 회담 대변인은 “14차례 회담에 모두 참석했는데, 가장 분위기가 좋았던 1차 회담 때에도 떠나는 날까지 협상을 했다”며 이번 회담 분위기가 가장 좋았음을 강조했다.

이해찬 총리 주최로 열린 환송만찬에서 남북 대표단은 이번 합의를 두고 얘기 꽃을 피웠다. 권호웅 북측 단장은 “현실성도 고려해야 하는데, 정 장관이 욕심이 많다”며 “이번 합의사항을 이루려면 서명한 사람끼리 몸과 마음을 다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2000년에 평양 간 뒤 아직 못 갔는데 이번에 길을 닦았으니 평양 갈 기회를 얻게 됐다”고 화답했다. 만찬에는 북측 대표단으로 온 2명의 여성인 김성혜, 김영희씨가 각각 푸른 색과 연분홍색 한복을 차려 입고 참석해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이날 회담장 밖 풍경은 판이했다. 아침부터 호텔 앞마당과 출입로 주변에 전경 6개 중대 700여명이 추가 배치되는 등 경계가 삼엄했다. 특히 시내에서 호텔로 들어오는 도로 출입구 2곳에서는 통과하는 차량의 트렁크가 검색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오후 납북자 가족 등 시위대 40여명이 호텔 앞마당에서 전단지를 돌리며 기습 시위를 벌였던 상황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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