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전쟁을 일으켜 세상을 불안하게 하는 문제아.’ ‘남의 나라 일도 자기 멋대로 하려는 독불장군.’
‘슈퍼 파워’ 미국을 바라보는 국제 여론이다. 대신 미국의 강력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미국을 훨씬 뛰어 넘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는 4, 5월 두 달 동안 미국을 포함, 16개국에서 각 1,000여명씩 모두 1만 7,000여명을 상대로 미국의 대외 이미지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비교한 결과 미국은 폴란드 인도 캐나다에서만 중국보다 인기가 좋았을 뿐 나머지 12개 나라에서는 중국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맹방인 영국 국마저도 미국(55%)보다 중국(65%)에 더 후한 점수를 줬다. 대 테러전의 핵심 동맹국인 파키스탄과 터키에서도 미국에 대한 선호도는 20%대에 머물러 파키스탄에서 79%, 터키에서 40%를 얻은 중국보다 한참 뒤쳐졌다.
미국이 ‘왕따’되는 데는 대통령 조지 W 부시 개인이 큰 역할을 했다. 15개 나라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은 부시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확산’을 외치며 벌인 이라크전이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고 여겼다. 인도 스페인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이라크전 이전인 2002년 조사 때보다 호감도가 더 나빠진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부시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잘난 척하는 미국에 군사력으로 맞설 수 있는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인식 역시 세계 공통이었다. 부시 개인에 대한 인기도에서도 이슬람권의 우방인 요르단 국민마저도 1%만 ‘부시를 믿는다’고 답했다. 반면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56%의 지지를 얻었다.
중국을 바라보는 다른 나라 국민의 머리 속은 복잡하다. 중국을 예쁘게 보는 이유는 최대 규모의 시장을 가진 중국의 경제부흥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대항마로 제격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국민의 70%이상은 중국이 군사력을 키우는 것에 반대했다. 반면 터키 인도네시아 요르단 파키스탄의 대다수 국민은 중국이 힘을 키워도 좋다고 답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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