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본격화한 일본 도쿄(東京) 도의회 선거전이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지사에 대한 신임투표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다음달 3일 투표를 앞두고 이시하라 지사 자신이 선거 쟁점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각 정당은 이번 선거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당분간 특별한 선거가 없어 이번의 수도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2006년 총선을 앞두고 확실한 고지를 점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자민당 간사장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 등 각 당 지도부는 일찌감치 거리유세에 나서 직접 도민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이번 선거의 열쇠는 이시하라 지사가 쥐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03년 도지사선거에서 1,000만명의 유권자 중 308만표를 득표해 ‘300만 이시하라’로 불리는 그의 영향력이 승부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여당 계열의 도의원 후보들은 이시하라 지사의 지원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야당은 “이시하라와 함께 찍은 사진을 앞세운 후보들은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는 등 선거전 방식도 여야가 대조적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시하라 지사 최 측근의 위증 스캔들이 터져 선거전을 한층 뜨겁게 달구었다. 30여년간 이시하라의 주변에서 일했던 하마우즈 다케오(浜渦武生) 도쿄도 부지사는 3월 자신에게 정책적으로 맞선 도청 간부 등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야당인 민주당 의원에게 의회에서 불리한 질문을 해줄 것을 의뢰했다.
평소부터 하마우즈 부지사의 독선적인 도정 운영에 불만을 품었던 도의회는 이를 문제 삼아 부지사를 추궁했고, ‘발언 부탁’ 사실을 부인한 그를 ‘위증 혐의’로 고소하려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결국 이시하라 지사는 하마우즈 부지사를 7월 사임토록 했지만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