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끝난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의 성과는 평가할 만하다. 지난 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양 면담 효과가 크게 작용했겠으나 의미 있는 합의들을 이끌어내 보기에 좋다. 무엇보다도 남과 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공동보도문에 명시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는 북핵 문제에 있어 남측의 당사자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최근 무르익고 있는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침 미국이 북한 자극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유념하겠다고 했고 대북식량 지원 계획도 발표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북한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김 위원장의 언급대로 내달 중에는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남북이 서해상의 긴장완화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장성급 군사회담과 남북경협추진위 개최 등의 합의하고 농업 및 수산 협력을 위한 실무기구를 만들어 운영키로 한 것은 남북관계가 정상궤도에 복귀했음을 의미한다. 8월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와 함께 이산가족 면회소를 착공키로 한 것도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남측이 요구했던 국군포로 및 납북자 생사확인 문제가 ‘전쟁시기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생사확인’ 등 인도적 문제를 다루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8월 중에 여는 것으로 느슨하게 합의된 것은 아쉽다. 북측은 앞으로 적십자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남북이 이처럼 여러 가지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북측은 식량과 비료 지원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의구심을 불식하려면 합의사항의 이행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리한 줄다리기와 소모적인 논쟁의 모습이 사라졌는데 이 같은 변화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수준 높은 회담 문화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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