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가운데 4곳 정도가 인력 과잉이나 부족 등 인력 수급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53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인력 과부족 현황 및 실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8.9%(20.0% 인력과잉, 18.9% 인력 부족)가 인력 수급 불균형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인력과잉이라고 답한 기업의 경우 59.4%가 적정 인력대비 10%미만의 인력이 많다고 답했으며, 인력부족이라고 답한 기업 가운데 74.6%는 적정인력 대비 10% 미만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해 인력과잉과 인력부족 기업의 불균형 정도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과부족한 인력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근로조건 등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경총은 지적했다.
산업이나 규모별 인력부족 현상은 비제조업(27.2%)이 제조업(15.3%)보다 11.9% 포인트 높았고 중소기업(19.9%)이 대기업(17.3%)보다 2.6%포인트 높았다.
인력과잉 현상도 비제조업(23.5%)이 제조업(18.0%)에 비해 5.5%포인트 높아 비제조업 부문의 인력수급 불균형이 상대적으로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선호 풍조로 인해 대기업(22.5%)이 중소기업(18.7%)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과잉 현상이 더 많았다.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 직종으로는 전문기술직(25.0%)이 가장 많았고 생산직ㆍ연구직ㆍ사무관리직ㆍ판매관리직ㆍ서비스직 등의 순이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경우 전문기술직ㆍ연구직 등의 순으로, 중소기업은 생산직ㆍ전문기술직 순으로 인력부족 현상을 호소했다. 상대적으로 대기업은 전문기술직, 중소기업은 생산직 인력을 확보하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다.
제조업은 생산직ㆍ전문기술직ㆍ연구직 순으로, 비제조업은 전문기술직ㆍ서비스직ㆍ사무관리직 순으로 인력부족 현상을 보였다. 경총은 “전문기술직이 규모 및 산업구분에 상관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산업계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대학교육의 현실과 기술인력 경시 풍토로 인한 이공계 기피현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인력 과잉을 겪고 있는 직종은 생산직(36.4%)이 가장 많았고, 사무관리직ㆍ전문기술직ㆍ 단순노무직 순이었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직’(47.5%), 비제조업은 ‘사무관리직’(37.0%)이 인력 과잉상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생산직의 경우는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기업도 33.3%나 돼 상대적으로 노동조합 등이 잘 조직돼 있는 제조부문 대기업은 과잉상태인 반면 중소 제조업체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력부족 현상의 원인으로는 ‘업무 적합인력 부족’(36.8%), ‘대기업, 고임금 직장을 선호하는 사회분위기’(35.0%) 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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