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1일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출근시간대 버스 운행속도가 최고 2배 빨라지고 버스 이용객 수도 9%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3일 ‘대중교통개혁 1년간 회고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대체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 통합요금제 지연, 준공영제에 따른 엄청난 적자 등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제자리를 잡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통행 속도 빨라지고 정시성 높아져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인한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 버스 운행속도가 빨라졌다는 것.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된 도봉ㆍ미아로의 출근시간대 버스 운행속도는 시행 전이던 지난해 6월 11㎞/h에서 시행 후인 지난해 12월에는 22㎞/h로 빨라졌다. 또 수색ㆍ성산로 13.1㎞/h→21.5㎞/h, 강남대로 13.0㎞/h→17.3㎞/h 등 상습정체구간에서 큰 효과가 있었다.
버스사령실을 통한 운행 관리로 정시성(배차간격 준수율)도 지난해 10월 0.54에서 12월 0.49, 지난달 0.37로 꾸준히 향상됐다. 정시성은 0에 가까울수록 준수율이 높다.
감소세를 보이던 승객 수도 개편 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3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하루 평균 478만5,000명이던 전체 버스 승객 수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까지는 522만명으로 9.1% 늘어났다. 연평균 5.4%의 감소세를 보이던 시내버스 이용객이 개편 후 5.3% 늘었고, 마을버스는 24.9%나 늘었다.
올해 환승센터 등 집중 설치키로
시는 올해 대중교통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버스 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버스전용차로의 경우 올해 망우~청량리(8.2㎞)와 경인~마포로(14㎞), 시흥~한강로(14.9㎞)에 이어 내년에 동작~신반포로(8.4㎞) 등 3개 노선을 신설할 예정이다.
지하철과 버스를 연계하는 환승센터도 7월에 청량리와 여의도, 12월에는 구로디지털단지역에 생기고 내년에는 잠실, 고속터미널, 세종문화회관, 동대문운동장에 들어선다. 이밖에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지하철공사 등과 실시간 교통정보를 공유하고 관리하는 소통관리시스템 토피스(TOPIS)를 7월초 도입할 예정이다.
준공영제 따른 눈덩이 적자 등 과제도 산적
수도권 시내버스간 환승할인을 하는 통합요금제 도입과 준공영제 실시에 따른 엄청난 적자 등은 당장 풀어야 할 문제들이다. 통합요금제의 경우 인천시와는 최근 수입금 배분 및 정산기준을 합의,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나 경기도는 현재 카드ㆍ정산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하고 있어 연말쯤에나 할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준공영제 도입으로 2배 이상 늘어난 적자도 큰 부담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전인 2003년 적자가 97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57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2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시는 이용객 숫자에 따른 노선 통폐합, 효율적인 경영시스템 도입, 광고수입 증대 등을 통해 올해 적자를 1,500억원 정도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이다.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운행하는 고급버스 요금을 10월께 1,000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잦은 노선 변경과 함께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도 우려되고 있다.
최진환 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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