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유치를 공식 포기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의사를 유치 경쟁을 벌였던 유럽연합(EU)측에 21일 통보했으며, 2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ITER 건설 부지선정 회의에서는 프랑스의 카다라슈 지역이 최종 유치 지역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막대한 건설경비가 소요되는 ITER의 유치를 놓고 그동안 일본 내에서는 회의론이 부상하는 등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EU측이 일본이 유치를 포기할 경우에 대한 ‘반대급부’를 제시하자 일본은 ‘더 이상 ITER 프로젝트의 참가 국가ㆍ지역의 협력관계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명분을 내세워 유치 포기를 최종 결정한 것이다.
EU측은 일본이 양보할 경우 ▦ITER와 관련한 주요 연구시설의 건설 ▦ITER 본부 직원의 20% 보장 ▦ITER 조직의 최고위직 제공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2003년 12월 이후 펼쳐진 ITER 유치전은 1년 6개월만에 EU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일본을, 중국과 러시아는 EU를 각각 ITER 유치국으로 지지해 왔다.
ITER 프로젝트는 태양의 핵융합반응에서 착안한 일종의 ‘인공태양’건설 계획으로, 미래 지구의 새로운 에너지원 확보라는 차원에서 커다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자들은 최종 실험을 거쳐 30~50년 후 실용화되면 화석 연료의 남용으로 파괴된 지구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등 인류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가능케 하는 거대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 5위의 원자력 에너지 대국인 한국은 2003년 6월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시작해 원자력 선진국을 꿈꾸게 됐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유치포기에 대해 “ITER이 어느 나라로 가든 한국에 불이익은 없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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