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백호주의’로 유명하다. 이 제도가 1973년 철폐되면서 아시아인이 호주로 이민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전문인력이 많이 필요한 관계로 이민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 이민자도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외국에 와서는 어떤 조건으로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비자 걱정이나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마음 편하게 우리말을 쓰면서 사는 것이 외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좋을 수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좋은 예이다.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어렵게 돈을 마련해서 한국에 왔지만 현실은 그게 아닐 것이다. 이 사람들은 한국말을 잘 못해 불이익도 많이 당하면서, 거기에다 비자마저 없다면 항상 불안해 하면서 살 것이다.
호주 또한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감시가 심하다. 아시아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드니에서는 아시아 식당이나 아시아인이 밀집된 장소를 느닷없이 수색한다. 단속된 불법 체류자들은 시드니 난민수용소에 보낸다. 부모가 불법 체류자인 경우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호주 신문에 한국인 남매의 난민수용소 사건이 보도됐다.
남매는 호주에서 태어났지만 엄마가 불법체류자라서 엄마와 같이 수용됐다. 문제는 단속 과정이다. 6살, 11살인 남매는 학교에서 수업하다 급우들 앞에서 잡혀갔다. 과잉단속은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두 어린이가 겪은 상처는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 것인가? 급우들이 수용소로 남매를 찾아와 울면서 위로하고, 선물을 전해주고, 꼭 다시 학교에서 만나자고 하면서 헤어졌다고 한다. 교장도 호주 이민국에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다행히 연방 법원이 이민국의 강제추방 명령을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외국에서의 생활은 어쩌면 한국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신중하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윤미경 호주 쉐라톤 미라지 골드코스트호텔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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