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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종합금융그룹'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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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종합금융그룹'으로 간다

입력
2005.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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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이하 농협)가 ‘은행대전’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은행권 2위의 자산 규모를 갖추고 있는 농협은 7월부터 신용사업부문이 대표 책임경영체제로 바뀌면서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

농협은 은행부문의 경우 지난해말 현재 자산이 129조여원에 달해 199조여원의 국민은행에 이은 은행권 2위이며 영업점도 899개로 국민은행(1,086개)에 이어 두 번째다. 지역조합 영업점까지 포함하면 4,948개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말 현재 수신과 여신은 각각 93조여원과 77조여원으로 각각 은행권 2위, 3위 규모다. 보험에 해당하는 공제부문은 보험료가 5조7,00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4위, 신용카드 신용판매 이용액은 12조5,000억원으로 전체 카드사 중 5위에 해당한다.

이런 규모에도 불구하고 농협은 특수금융기관으로 분류돼 있는데다가 수익의 상당부분을 농업 유통 등 농경제사업의 손실ㆍ보충 및 농민교육지원 등에 사용하기 때문에 시중은행들과는 경쟁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컸다.

그러나, 7월부터는 사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농협법 개정으로 7월부터 경제와 신용부문을 총괄 관리하던 농협중앙회장이 상근직에서 비상근직으로 바뀌게 되면서 신용부문은 대표이사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렇게 되면 보다 자율적인 사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특히, 개정 농협법은 신용부문을 농경제 부문과 분리하는 방안을 1년 동안 연구해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내년 7월부터는 신ㆍ경 분리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이 늦어도 몇 년 내에는 농협과 본격적인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상황이 됐다는 말이다.

실제 농협도 농업금융기관으로 출발해 세계적인 금융그룹이 된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을 모델로 금융지주회사와 같은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세워둔 상태다.

이미 은행, 보험, 카드, 선물, 투신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 인수를 추진 중이며 LG카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 초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해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등 측면으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부유층을 대상으로 PB 영업망의 대폭 확충에 나선 것도 종합금융그룹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물론, 변수도 적지 않다. 관건은 농협이 완전 경쟁에 직면한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부분이다. 농협은 1인당 생산성에서 국민은행 등에 뒤지는데다가 여신의 30% 정도가 정책자금일 정도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의존도가 높다. 공제사업 등의 경우에는 감독권한을 농림부에서 금융감독원으로 이관시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농협이 덤핑 판매를 하고도 제대로 감독을 받지 않는다”는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신용부문에서 나는 수익을 만년 적자인 농경제부문에 계속 지원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동반 부실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튼튼한 기본 토대를 바탕으로 사업부문을 계속 넓히고 있는 농협은 확실히 경계대상 1호”라며 “그러나, 현재와 같은 경제ㆍ신용 연계시스템과 직원들의 관료적 마인드 등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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