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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관급회담/ 쟁점 현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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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관급회담/ 쟁점 현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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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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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차 남북 장관급 회담 이틀째인 22일 양측은 첫 전체회의를 열고 수석대표 기조발언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남북은 기조발언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17일 면담에서 논의됐던 북핵 해법, 남북관계 정상화 방안을 공통적으로 제기해 회담의 순항을 기대하게 했다.

북측 관계자는 “남북 모두 장군님과 정 장관이 지난 주에 면담한 내용을 주로 제기했다”고 전했다. 남측 관계자들도 비슷하게 설명했다. 따라서 남북 수산협력회담, 항공회담, 8ㆍ15 기념행사,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6ㆍ17 면담 때 거론됐던 사안은 실무적인 조정 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농업협력을 위한 남북간 회담체 구성도 제안했는데 남측도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북측은 이밖에 독도문제, 일본의 역사왜곡 공동대처를 제안, 대일문제에 있어 남측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가장 큰 장애물인 북핵 문제 논의도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북측은 기본발언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북측은 6ㆍ15 행사 축소 이유로 내세웠던 스텔스 전투기의 한국 배치 문제도 언급하지 않는 등 실질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남북은 일단 핵 문제 해결의 원칙에 대해 공감한 만큼 남은 문제는 공동보도문에 어느 수준의 표현을 담느냐이다. 다만 정 장관이 전체회의에서 “북핵 문제는 국제 문제인 동시에 민족문제”라며 남북이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이 별달리 반응하지 않은 게 변수다.

물론 회담이 순조롭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북측은 이날 예년 수준(40만톤)의 식량지원을 요청했다. 또 18일 적십자사를 통해 요청한 15만톤의 추가 비료지원 요청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남측은 추가 비료지원 문제는 추후 적십자회담이 개최되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대북 식량지원은 북측이 논의시기 등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아 남측도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두 사안 모두 논의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남측은 특히 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를 다룰 적십자회담의 7월 중 개최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쉽게 합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북은 2002년 9월 4차 적십자회담에서 향후 이 문제를 협의하기로 합의했지만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착공 이후로 협의 자체가 미뤄진 상태다. 한편 남측은 장관급 회담 분기별 개최 정례화, 2차 국방장관회담 개최 등을 제안했으나 북측 반응이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 "일방적 연설은 그만"/ 옆자리 상대와 주고받기식 대화로 회담

변칙과 시간 끌기로 지탄 받아온 남북 장관급 회담의 행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어져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날에 이어 22일에도 ‘피랍탈북인권연대’라는 단체의 기습 시위로 북측 대표단 일정이 변경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날 회담에서 남북 대표들은 일방적 연설이 아닌, 주고 받기식 대화로 회담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원탁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정동영 남측 수석대표와 권호웅 북측 대표단장은 기조 연설문을 읽는 중간 중간에 의견을 제시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진행했다.

김천식 남측 대표는 “대좌식 4각 테이블이 원탁 테이블로 바뀌자 대화의 질에서도 변화가 생겼다”며 “앞 자리의 상대방을 향해 낭독하던 종전의 연설을 하지 않고 옆 자리의 상대를 설득하는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자평했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전체회의 후 언론 브리핑도 달랐다. 회담 내용 공개를 꺼려왔던 남측은 우리측 기조연설 대부분과 북측 기조연설 일부를 공개했다.

이런 장면은 전체회의 서두의 수석 대표간 환담을 통해 예고됐다. 정 수석대표는 “속도전이 아니라 통 크게 남북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하자, 권 단장은 “속도 정도가 아니라 뛰고 날아야 한다”면서 “남북회담을 국제회의 이상의 수준으로 만들자”고 맞장구 쳤다.

한편 북측은 오후에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참관할 예정이었으나 현장에서 ‘피랍탈북인권연대’가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이를 취소하고, 한강 잠실 선착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남북 대표들이 한강유람선을 타고 있던 오후 4시 20분에는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원 20여명이 회담장인 워커힐 호텔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 "北 여성 눈에 띄네"

15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참석한 33명의 북측 대표단 중 3명의 여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회담대표 수행원, 지원단원, 기자 등 다양한 자격으로 회담장인 서울 워커힐 호텔을 누비고 있다.

북측 회담대표의 수행원 5명 가운데 한 명인 김성혜씨는 22일 첫 전체회의에 배석한 ‘떠오르는 대남 회담 일꾼’이다. 21일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흰색 정장차림의 세련된 모습으로 시선을 잡은 김씨는 이미 여러 차례 남북회담에 참여한 바 있다.

40대로 알려진 김씨는 5월 개성에서 진행된 6ㆍ15 기념 평양행사 남측 정부대표단 파견 관련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단 3명 중 한명으로 참석했다.

당시 대외 직함은 북측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참사. 그는 또 2003년 10월 제주 평화축전에 북측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씨는 남북 대화 현장에서 논리 정연하게 북측의 주장을 펼쳐 인상적이었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북측 대표단 보장성원(지원요원)인 김영희씨는 30대 중반의 대남 일꾼이다. 회담장에는 나타나지 않은 채 호텔 내 북측 상황실에서 회담 진행상황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달 개성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 금강산 남북 청년학생 상봉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김일성 종합대를 졸업하고 북측 내각에서 일하고 있다.

북측 기자단의 홍일점인 노금순씨는 3개월 전부터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의 평양 주재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다. 노씨는 “서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제주 평화축전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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