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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방장관 사퇴로 끝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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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방장관 사퇴로 끝날 일 아니다

입력
2005.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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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웅 국방부장관이 전방초소 총기난사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젊은 장병 8명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사건이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긴 점에 비춰 국방장관 인책은 애초 피하기 어려웠다. 그

러나 장관사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국민이 별로 없는 것은 그 때문만이 아니다. 장관 자리가 대수롭지 않아서도 아니다.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우리 군의 문제가 장관이 물러나고 말고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심각하고 중대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오랜 세월 쌓인 군 내부의 위기를 군과 사회가 진정으로 돌보지 않는 것을 자포자기 하듯이 고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범행한 사병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었는지, 희생된 선임 사병들이 그를 어떻게 대했는지, 지휘 감독하는 장교들이 문제에 제대로 대처했는지 하는 여러 의문을 모두 넘어설 만큼 본질적인 것이다. 지금 언론이 매달리는 사건의 진상에 관한 여러 의혹도 문제의 본질과 거리 멀다.

본질적 과제는 군 기강문란, 안보태세 허점, 정부의 안보관 혼란 등이 아니다. 바로 그 안보와 군기가 강요하는 갖가지 규제와 억압과 열악한 생활환경을 실제 최전방 초소 등에서 복무하는 어린 병사들은 더 이상 못 견뎌 하는 현실이다.

군기를 앞세운 규제와 억압을 감당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사건을 놓고 군기 확립 따위를 논하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를 먼저 깨달아야 한다.

특히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사태를 바로 보는 것을 애써 회피하는 것은 개탄스럽다. 여당을 앞세워 비민주적 군대문화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국방부 문민화니 장군인사 개혁이니 하는 거창한 논란만 벌이면서 정작 병사들의 문제는 돌보지 않은 과오를 숨기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이 어떻게 볼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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